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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역주행

역주행이란 말은 위험합니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다면 끔찍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도로가 아닌 다른 곳이라면 좀 다릅니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꿈틀거리는 반역의 쾌감이 있습니다. 세상의 흐르는 물결에 그냥저냥 떠내려가다가 우연히 움켜쥔 나무뿌리를 기어이 붙잡고 올라오는 누군가의 저력이 반갑고 고맙습니다.  

 
영화 ‘서치’가 19일 관객 수 263만명을 돌파하며 도도한 역주행을 조용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별반 기대 없이 보러갔다가 완전 몰입했다는 평이 대부분입니다. 사라진 딸을 찾는 아빠의 분투기라는 진부함을 ‘현실 속 소셜미디어 100배 즐기기’ 스타일로 접근해 신선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 것이 비결입니다.  
 
사실 저같은 ‘50대 디지털 금치산자’에게 영화 속 주인공의 재빠른 손놀림은 놀라움일 수밖에 없습니다. 놀라움은 자괴감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은 역시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남들 하는 대로 대충 살지 이제 와서 뭘 새로 배워보겠다는 거야?’ 같은 조언은 사양하겠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순리를 좇지 않고, 때로 역주행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갖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보이네요.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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