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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운 청중

김하나의 만다꼬
이곳저곳으로 강연하러 다닌 지도 여러 해가 되었다. 강연 대상은 다양했다. 광고회사·IT기업·여행사·자동차회사 등 다양한 회사의 직원들을 비롯해 대학생·학부모·교사·공무원 등등. 다수의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그룹이 강연에 대한 호응이 좋은지, 또는 집중력이 낮은지에 대해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는 그룹은 어디일까? 놀랍게도 교사들이다! 처음에는 그냥 좀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했다. 하필 오늘 만난 선생님들의 이전 일정이 빡빡해서 피곤하셨던 거겠지 하고. 그렇지 않고서야 본인들도 늘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선생님인데 정작 강사에게 이렇게 집중을 안 해준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되자 우연이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다. 특히 40~50대 남자 선생님들은 아예 뒷줄에 주르륵 자리를 잡고 강사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졸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다. 강사로서는 무척 맥빠지는 일이다. 물론 앞줄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듣고 질문도 많이 하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런 (소중한) 분들은 어느 그룹에나 있다. 강연도 일종의 콘서트와 비슷해서 청중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한데, 교사 그룹을 상대로 강연하는 것은 확실히 힘든 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선생님들은 여러 교보재와 컴퓨터, 레이저포인터 등 강사가 사용할 도구들을 꼼꼼히 체크해주지 않으신다. 내가 미리 요청하고 체크해야 한다. 칠판과 분필이 준비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의 특성상 강연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부족하거나 불편하진 않을지 상상해보는 게 잘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교사를 대상으로 강연하기란 미묘하게 힘들다.  
나는 늘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선생님 그룹이 입장을 바꿔 듣는 편이 되었을 때 그다지 좋은 청중이 아니라는 점이 참 신기해서 여러 가설을 세워 보았다.  
 
첫째, 사람들 앞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전달하는 게 교사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선생님들에게는 수업이나 강연이 너무 일상적인 일인 것이다. 늘 일어나는 일에 새삼 집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둘째,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들의 모습에 익숙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나도 학교 다닐 적에 좋아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다가도 졸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 않은 수업에서야 말할 것도 없고. 선생님이 아무리 열성적으로, 흥미롭게 수업을 한다 하더라도 한 학생도 졸지 않는 수업이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졸음 또한 선생님들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졸거나 집중도가 낮은 교사 그룹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선생님들도 참 힘들겠다 싶었다. 가끔 강연을 하는 나도 귀 기울여 듣지 않거나 조는 청중이 많은 강연을 끝내면 기진맥진한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수업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학교에 종일 갇혀 있고 학업에 지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처음으로 ‘강연자’로서의 선생님의 입장에 대해 곰곰 생각해본 날이었다.  
 
그럼, 강연 호응도와 집중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어디일까? 그건 학생이든 회사원이든, 자발적으로 듣고 싶어서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다. 들으라고 하니 듣는 것보다 스스로 듣고 싶어서 들을 때, 사람들의 눈은 빛나고 강연자도 신이 난다. 초중고 수업도 이 부분을 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브랜드라이터.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 진행자.『 힘 빼기의 기술』을 쓴 뒤 수필가로도 불린다. 고양이 넷, 사람 하나와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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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