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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실제 입주까지 7~8년 걸려 집값 잡기 역부족

[SPECIAL REPORT] 9·21 부동산 공급 대책
‘반쪽짜리 공급 대책이다.’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의 이번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평가다.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 확대 신호를 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서울 도심권 물량이 적고 구체적인 공급 지역이 공개되지 않아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다.
 
 
어디다 얼마나 지을지 궁금증만 키워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시장 기대치보다 서울 도심권의 1차분 공급 규모가 작은 데다 공급 계획조차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된 물량은 전체 30만 가구 중 3만5000가구에 불과하다”며 “특히 서울 사업지구는 성동구치소와 개포동 재건마을 부지밖에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의 궁금증만 더 커졌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가 많은 강남권 그린벨트 대신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하다 보니 수백 세대씩 산발적으로 짓게 돼 공급이 늘었다는 실질적인 체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보다 강남 재건축 사업으로 4000~5000세대 공급되는 게 서울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엔 정확한 주택 유형도 빠졌다. 공공택지는 공공임대 비중이 35%다. 장기 임대, 영구 임대, 10년 분양 임대 등 임대 유형에 따라 주택공급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공급 대책의 성패는 공급량과 입지에 달려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서울시와 제대로 된 공급 대책 합의을 이루지 못한 채 일정에 쫓겨 설익은 대책을 내놨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확실한 공급 증가 신호는 긍정적
 
상당수 전문가는 “이번 대책만으로 서울 집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세금과 대출 규제를 강화한 9·13 부동산 대책과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다”면서도 “서울 도심권 공급 규모나 사업 입지가 불확실해 중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는 “일시적으로 집값 폭등세는 진정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서울 집값은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이번 공급 대책으로 들썩이던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만 억눌렀던 시장에 정부가 확실하게 공급을 늘리겠다는 신호를 줬기 때문에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겪는 주택시장에 세금과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공급 계획까지 나오면서 당분간 조정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중 그린벨트 대안으로 나온 신도시 건설을 중장기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서울 인근에 분당이나 판교급의 신도시가 지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서울에 몰린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봤다. 박원갑 위원은 "서울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사이 대규모 택지가 조성될 수 있는 곳은 광명·하남·성남시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곳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서울 주택 수요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역시 "더욱이 택지지구는 정부가 교통망 등 각종 인프라를 지원하는 데다 서울 도심 간에 접근성도 높기 때문에 신도시 개발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고종완 원장은 "주거 선호도가 큰 지역에 신도시가 개발된다면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서울 집값은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 부부는 물론 전세로 살면서 새 아파트 분양을 기대했던 중산층까지 아파트 매매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신도시 개발을 기대하고 내집 마련 시기를 뒤로 늦출 수 있다는 얘기다. 고 원장은 "대기수요가 늘면 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지 안 좋으면 미분양 사태 이어질 수도
 
다만 신도시는 지구 지정, 보상 등 개발 절차가 복잡해 주택 공급시기가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심교언 교수는 "신도시 지정부터 입주까지 최소 7~8년이 걸리는 데다 계획 단계에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통계로 봤을 때 신도시는 공급보다 준공 뒤 입주를 시작해야 주변 지역 집값이 20~30% 하락했다”며 "단기적으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적절한 시기에 좋은 입지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2기 신도시인 양주처럼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추가로 구체적인 공급대책을 내놔야 확실한 집값 안정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갑 위원은 "주택 가격은 장기적으로 펀더멘탈에 따라 결정되므로 공급 효과가 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며 "서울시내에서도 부지가 확보되는 대로 지속적으로 발표해 무주택자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그린벨트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 앞으로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서울시의 그린벨트도 중소규모 택지 공급을 위해 포함시킬 계획이다.
 
국토부 측은 서울시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심교언 교수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공급을 늘리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낸다면 서울 집값 급등세를 누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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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