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꽉막힌 귀향 1위 서울 → 완주, 평균 시속 47㎞ ‘고행길’

길안내 빅데이터 분석 <상> 추석 풍속도 
전북 익산이 고향인 자영업자 김철중(58)씨는 올해 추석 연휴에는 추석 당일(24일) 새벽 4시에 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석 귀향길의 악몽 때문이다. 대체 휴일제 적용으로 연휴 기간이 사상 최장(10일)이었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가 적용되면서 지난해 추석 당일 고속도로에는 588만 대의 차량이 쏟아져 나왔다. 연휴기간 전체의 교통량도 2016년에 비해 7% 늘었다.

 
김씨는 교통지옥의 복판에 있었다. 집이 서울의 동쪽 끝에 가까운 상봉동이라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 간 고속도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전날 심야(2017년 10월 3일 오후 11시)에 출발했는데도 5시간 가까이 걸렸다. 경부고속도로 회덕IC부터 막히기 시작해 차가 움직이지 않아 국도로 빠졌지만 국도도 꽉 막혔다. 김씨는 “이 길이 아니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야 되는데 그 길이 덜 막힌다는 보장이 없다”며“새벽에 출발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시댁이 전북 부안인 김순미(38)씨 가족은 추석 사흘 전인 10월 1일 일찌감치 출발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했지만 정체를 피하지는 못했다. 평상시에는 3시간 30분 남짓 걸리던 길이지만 이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전북으로 가는 길이 유난히 막힌다는 두 사람의 느낌은 카카오내비에 남은 데이터와 일치했다. ‘도어 투 도어’ 이동 거리와 이동 시간, 이동 속도의 평균치를 나타내는 데이터다. 김철중씨가 길을 떠난 10월 3일 서울 각 지역에서 전남 장성까지 가는 시간(평균 약 357분)이 장성보다 100㎞ 가까이 더 먼 부산 해운대구까지 가는 시간(평균 약 319분)보다 더 걸렸다. 장성까지의 평균 속도는 시속 50㎞가 채 안 됐던 반면 해운대구까지는 시속 7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남 장성은 내장산을 사이에 두고 전북과 인접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장성까지 가는 길은 김씨의 귀향길과 같은 ‘경부고속도-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가 기본 루트다.

 
일반적으로 서울에서 전북 각 지역으로 가기 위해 가장 많이 택하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다. 지난해 추석 전 3일 동안 전북의 여러 지역이 서울에서 출발해 도착할 때까지의 평균 속도가 가장 낮은 지역 10위 안에 들었다. 서울에서 200㎞ 이상 떨어진 지역들만을 추린 결과다. 10월 2일 서울 각 지역에서 전북 완주군으로 떠난 차량들은 평균 시속 47㎞로 거북이 걸음을 해야했다. 군산·전주·익산·남원 등으로 향하는 길도 서울을 출발점으로 했을 때 가장 험난한 귀향길 10위 안에 들었다. 모두 평균 시속 60㎞를 넘지 못했다. 10월 3일에는 전북 익산·부안·군산, 10월 4일에도 전북 전주·정읍·군산·김제 등 전북의 주요 시군까지 가는 길이 10위권 내에 들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에서 전북으로 갈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해안고속도로는 막힐 때 우회할 수 있도록 연결된 지선 도로가 많지 않다”며 “부산·경남이나 영동지역으로 나가는 길보다 평균 속도가 떨어지는 건 평상시 주말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양상은 추석 다음날인 10월 5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10월 5일과 6일 서울에서 출발해 가는 길이 가장 막히는 목적지 1위는 강원 강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5일 서울-강릉 구간의 평균 속도는 시속 47㎞였다. 이밖에도 강원 삼척·고성, 충남 서천 등도 연휴 후반에 거북이 걸음으로 가야 하는 목적지들이었다. 연휴가 길어지면서 명절을 지낸 뒤 가족 단위 여행을 떠나는 행렬이 이어진 결과다.

 
 
골프장에선 381분, 묘지에선 98.7분 머물러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어렵게 달려간 고향과 여행지에서 사람들은 어떤 장소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렀을까. 장소 유형별 체류시간을 따져본 결과 골프장에서는 평균 381분을 머문 반면, 성묘 장소인 묘지나 납골당에선 98.7분, 요양 병원 등 노인 보호시설에서는 104.1분간 머물렀다. 공원(101.8분)등에 간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과 비슷한 수치다. 특정 목적지에 도착해 다음 행선지를 입력하고 출발할 때까지의 시간으로 그 장소에 머문 대략적인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장소 유혈별 평균값을 낸 것이다. 연휴 기간 1일 평균 300건 이상의 길 안내 건수를 기록한 장소 유형들만 추려 시간을 비교했다.

 
데이터는 변화한 장묘 문화, 길어진 연휴의 영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아버지를 경기도 수원의 한 납골당에 모신 손모(30)씨는 “납골당 안팎에 앉아서 쉬거나 대화할 공간이 거의 없어 오래 머물기에 마땅치 않다. 실제 기도를 드리고 자리를 뜨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20분 정도인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 경기도 안성의 선산에 다녀왔다는 직장인 김모(41)씨는 “긴 연휴를 이용하기 위해 가족 여행을 계획하다 보니 차 막힐 걱정에 평소보다 서둘러 성묘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내내 1일 수천 건 이상의 안내 건수를 기록했던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머문 시간은 평균 133.9분, 명절 전후에 길 안내 건수가 치솟는 전통 시장에서 머문 시간은 평균 79.7분 정도였다. 공연장 등을 포함하는 문화시설 중에는 아쿠아리움이 관람하는 데 가장 긴 시간(172.7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탐사보도팀=임장혁·박민제·이유정 기자
김나윤 인턴(성신여대 화학4) deeper@joongang.co.kr
관련기사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