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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폭염 북극 얼음 녹은 탓, 겨울 한파도 일상화 된다

피터 와담스 교수가 지구온난화와 북극 해빙의 연관성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피터 와담스 교수가 지구온난화와 북극 해빙의 연관성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지난 50년 가까이 매년 극지방을 탐사하며 북극의 해빙(바다 얼음)을 조사해온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피터 와담스(Peter Wadhams·70) 교수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해양물리학이 전공인 그는 케임브릿지대학 스콧 극지연구소 소장도 역임했다. 와담스 교수는 경희대가 ‘세계 평화의 날(9월 21일)’을 맞아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고, 특별강연도 했다. 그의 책 『빙하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Ice)』는 최근 경희대출판문화원에서 번역·발간됐다. 중앙SUNDAY는 지난 20일 와담스 교수를 만나 북극 해빙의 변화를 통해 드러나는 지구온난화 실상을 들었다. 그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북반구 기후는 폭염·한파가 반복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온난화 피해를 방지하려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0년대에 잠수함 타고 얼음 두께 첫 측정
 
북극에 언제부터 탐사했는지.
“1969년부터 북극 탐사에 참여했다. 1년에 한두 차례씩 50여 차례 극지방을 찾았다. 잠수함이나 쇄빙선, 항공기를 타고 탐사하기도 했다. 북극에서 캠핑하면서 연구하기도 했다. 70년대에 잠수함을 이용해 해빙의 두께와 부피를 처음 측정한 것은 내가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얼음 표면적만 측정했다. 요즘은 무인 수중탐사 장비로 얼음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지만, 그때는 잠수함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북극 해빙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녹고 있나.
“1980년대에 비해 북극 해빙의 면적이나 두께는 절반으로 줄었다. 북극 해빙의 양이 1980년대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여름철에는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륙으로 둘러싸인 북극해는 지구 전체보다 온도 상승이 빠르지만, 남극은 대양으로 둘러싸여 격리된 탓에 온도 상승이 상대적으로 더디다. 남극 얼음도 녹고는 있지만, 북극보다는 느리다.”
 
여름철에 북극 해빙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기가 언제쯤일 것으로 보는가.
“5년 이내에 사라질 것으로 본다. 최근에는 겨울철에 생긴 얼음이 여름에는 거의 다 녹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다년생 해빙이 거의 사라진 것이다. 다년생 해빙은 일년생 해빙보다 두껍고 강하다. 다년생 해빙이 사라지면서 항공기 착륙이 어려워지는 대신 쇄빙선은 수월하게 다닐 수 있다. 여름철에 화물선이 운항할 수도 있다. 아직은 직접 북극을 지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는 북극해 중심을 관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업이 발달한 한국에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여름철 해빙이 사라진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얼음이 사라지면 얼음 대신 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바닷물은 얼음보다 태양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흡수한다. 이로 인해 북극 온도가 상승한다.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 그린란드 등 육지 얼음이 녹아내리고, 결국 해수면이 상승한다. 북극해 가장자리 얕은 바다 밑바닥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퇴적층 속의 메탄가스가 분출될 수 있다. 북극해 아래에는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가 저장돼 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100배 정도 온실효과가 크다. 메탄가스가 다 방출되면 지구 평균기온이 1도 뛰어오를 수도 있다.”
 
해수면 상승은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가.
“21세기 말에는 지금보다 해수면이 1m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사실 전망치는 계속 바뀌고 있다. 그린란드나 남극의 빙하 녹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21세기 말 해수면이 2~4m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어쨌든 적어도 1m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 중 온실가스 제거해야 근본적 해결
 
북극 얼음이 녹으면 북반구 기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 이미 그 영향으로 극심한 기상이변이 나타나고 있다. 북극의 찬 공기와 적도 부근의 더운 공기 사이를 가로지르며, 서에서 동으로 빠르게 흐르는 것이 제트기류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으면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약해진 제트기류는 직선으로 흐르지 못하고 구불구불 사행(蛇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남쪽의 더운 공기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한반도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겨울에는 한파를, 여름에는 폭염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10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됐다. 기상이변은 곡물 생산에 지장을 초래해 가난한 나라에서는 심각한 재앙이 될 수 있다.”
 
다음 달 초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회의에서 새 보고서가 발표되는데, 어떤 내용인가.
“이번 제6차 보고서는 완전한 보고서가 아니라 중간보고서 형태가 될 것이다. 2015년 체결된 파리 기후협정에서 세계 각국이 지구 기온 상승을 2도로 억제하자는 데 합의했는데, 태평양 작은 섬나라들은 1.5도만 상승해도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이 이번 IPCC 보고서에서 들어간다. 이 보고서를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관심을 보이길 기대한다.”
 
지구공학(Geo-engineering)으로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성층권에 대기오염물질(황산화물)을 뿌리는 것과 같은 지구공학은 태양에너지를 차단해 기온을 떨어뜨리자는 것이다. 온실가스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지구공학 적용을 멈추면 온도는 다시 상승한다. 지구공학은 항구적인 대책은 못 된다. 개인적으로는 얇은 하층 구름 위에 미세한 바닷물 물방울을 뿌리는 ‘해상 구름 명화(明化, brightening)’를 추천하고 싶다. 원료가 물이고 오염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난화의 기술적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더라도 현재 지구 기온이 2.7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제거해야 한다. 현재 매년 세계적으로 410억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매년 200억t 정도를 제거해야 한다. 나무를 심는 등 기존 방식은 속도가 너무 느리다. 공기를 정화기에 통과시켜 온실가스를 흡착하고, 흡착된 온실가스를 떼 내 땅속에 묻어야 한다. 온실가스를 떼 내는 데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 에너지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해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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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