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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심 공급’ 여전히 미흡한 주택 대책

정부가 어제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9·13 대책이 세금과 대출 규제 등을 동원한 수요 억제책이었다면, 어제 9·21 대책은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라는 시장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줄곧 수요 억제에만 매달려 공급 확대 방안을 외면하던 정부가 방향을 튼 것은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대책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만큼 양과 질에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9·13 대책 발표 때 수도권 30만호 공급을 공언했지만, 어제 발표된 물량은 공공택지 17곳, 3만5000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집값 과열이 가장 심각한 서울 도심의 공급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 서울에만 11곳, 1만호를 짓겠다고 했지만 서울 내 대규모 택지 공급 계획은 빠졌다. 필요하면 국토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상업지역의 주거비율과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물량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나마 서울 인근에 미니 신도시 4~5곳을 세우는 방안이 눈에 띈다. 서울 도심 대신 외곽에 공급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교통·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에 신경 쓴다면 상당한 공급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일단 방향을 정한만큼 대책은 차질없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옛 성동구치소 등 일부 지역에선 이해관계에 얽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역사가 담긴 장소를 없애고 아파트를 짓는 게 맞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정책 신뢰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시장 안정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정부는 살고 싶은 지역에는 충분하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또 명확하게 시장에 보내야 한다. 이번 대책에서 빠진 도심 재개발·재건축 정비 사업도 무조건 배척할 일은 아니다. 과도한 부작용만 억제한다면 서울 도심에 질 높은 주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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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