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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이병헌·정우성, 박서준, 손흥민…네 남자의 공통점은?

최근 한국 시계 시장에 전에 볼 수 없던 '앰배서더(ambassador)'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시계 브랜드를 외부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광고모델을 잘 기용하지 않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이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콧대 높은 고가의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이 처음으로 한국인 앰버서더들을 선정한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의 글로벌 앰버서더가 된 배우 정우성.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의 글로벌 앰버서더가 된 배우 정우성.

정우성이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론진의 '론진 콘퀘스트 V.H.P.'

정우성이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론진의 '론진 콘퀘스트 V.H.P.'

올해 2월 론진이 배우 정우성을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임명했고, 4월엔 몽블랑이 배우 박서준을 한국의 로컬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글로벌 앰배서더는 세계적으로, 로컬 앰배서더는 해당 국가에서만 그 브랜드를 대변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  

지난 9월 초 배우 이병헌이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5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이유도 그가 지난 6월부터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의 한국(로컬)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는 예거 르쿨트르가 올해로 14년째 후원하고 있는 행사로, 이병헌과 함께 영화 '셜록' '닥터 스트레인지'로 잘 알려진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글로벌 앰배서더 자격으로 참석했다. 컴버배치와 이병헌은 영화제 내내 손목에 올 1월 예거 르쿨트르가 새로 출시한 시계 '폴라리스 크로노그래프'를 찼다. 6월 말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 승마대회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에는 배우 정우성이 참석했다.  
지난 9월 초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앰배서더로 만난 영화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왼쪽)와 이병헌.

지난 9월 초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앰배서더로 만난 영화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왼쪽)와 이병헌.

예거 르쿨트르 폴라리스 크로노그래프

예거 르쿨트르 폴라리스 크로노그래프

 
연예인이 브랜드 홍보 활동을 하는 게 뭐가 새롭냐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과거 한국 시계 시장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유명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한국인 앰배서더를 잘 기용하지 않았다. 2015년 브레게가 이서진을, 2016년 제니스가 이동건을 앰배서더로 임명한 적이 있지만, 단발성으로 그쳤고 올해처럼 한 해에 여러 시계 브랜드가 동시에 한국인 앰배서더를 세운 것은 꽤 이례적인 행보다. 특히나 이 브랜드들이 한국인 앰배서더를 임명한 건 브랜드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란 점도 주목할만하다.
 
몽블랑코리아의 앰버서더가 된 배우 박서준.

몽블랑코리아의 앰버서더가 된 배우 박서준.

몽블랑 스타 레거시 오토매틱 문페이즈

몽블랑 스타 레거시 오토매틱 문페이즈

스위스 시계들은 광고 모델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계의 경우 기술력을 강조하거나 시계 자체를 보여주길 원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많은 시계 광고에서 주인공이 언제나 시계인 이유다. 고급 시계를 만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일수록 시계 자체를 내세우고 싶어하는 생각이 강하다. 
대신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이미지에 맞는 인물을 선정해 사용자와 시계를 연결하는 홍보 전략을 쓰는데, 이 사람이 바로 앰배서더다. 브랜드의 얼굴이란 점에서 광고 모델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광고 촬영에만 국한하지 않고 브랜드가 개최하는 공식 행사는 물론이고 외부 활동에서도 해당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모델과는 다르다. 
태그호이어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축구선수 손흥민.

태그호이어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축구선수 손흥민.

손흥민이 캠페인 영상에서 차고 나온 '태그호이어 링크 칼리버17'.

손흥민이 캠페인 영상에서 차고 나온 '태그호이어 링크 칼리버17'.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에 부합해야 하다 보니 앰배서더의 선정 기준은 꽤 엄격하다. 대중의 인지도는 물론이고 수상 경력이나 의미 있는 사회적 활동 등을 꼼꼼하게 따진다. 정우성의 경우, '우아함은 행동에서 비롯된다'는 론진의 슬로건에 맞는 외모와 오랜 시간 난민 구호 활동을 해온 경력을 인정받았다. 
롤렉스의 글로벌 앰배서더 중 한명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롤렉스의 글로벌 앰배서더 중 한명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IWC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카레이서 루이스 해밀턴.

IWC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카레이서 루이스 해밀턴.

영화와 스포츠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시계 브랜드들은 영화인과 스포츠 스타가 앰배서더의 대상이 된다. 롤렉스의 경우 마틴 스콜세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등 영화감독과 골프 선수 아놀드 파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요트 선수 폴 케이야드 등 수십명의 앰배서더가 활동한다. IWC는 카레이서 루이스 해밀턴과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앰배서더다.
그 중에서도 '시간'과 가장 밀접한 스포츠 경기는 스타 선수들이 후보 1순위다. 최근 태그호이어의 앰배서더가 된 손흥민이 좋은 예다. 축구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태그호이어는 지난 6월 손 선수를 앰배서더로 지목했고, 아시안 게임이 끝난 직후인 9월 초 서울 시내를 활보하며 공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그의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9월 초 축구선수 손흥민이 태그호이어와 함께 찍은 영상 속 장면. 이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되자 마자 화제가 됐다.

9월 초 축구선수 손흥민이 태그호이어와 함께 찍은 영상 속 장면. 이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되자 마자 화제가 됐다.

한국인 앰배서더의 등장은 한국 시장이 스위스 시계 회사들에게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방증이다. 스타 마케팅은 시계업계에서도 성공률 높은 홍보 전략이지만, 앞서 얘기했듯 선정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한국에선 앰배서더가 등장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한국 지사에서 여러 차례 제안을 해도 스위스 본사가 허락하지 않아 시도하지 못했다"는 속내도 들린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 한 시계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 성적이 좋은 데다 한국 스타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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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