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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시됐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의지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 선언(4월 27일)을 더욱 진전시킨 내용이다. 평양 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금년 내 동ㆍ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며 연내로 시한을 못박았다. 또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른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우선 정상화 및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를 담았다. 철도ㆍ도로 연결 시한을 확정한 것은 정부가 ‘대륙 진출’을 위한 철도ㆍ도로 연결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한반도 서해안 축과 동해안 축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로 진출하고, 휴전선 부근에서 두 축을 연결해 경제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이다. 철도ㆍ도로 연결은 정부가 3ㆍ1절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 기차를 이용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서두르는 측면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016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2008년)으로 중단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문제를 이번 정상 선언에 담은 점도 주요한 결과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그동안 언급 자체가 금기시됐다. 하지만 이번 평양 선언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경협의 우선 과제로 꼽아 향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논의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을 당장 재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북은 2032년 여름 올림픽의 공동 유치를 위해 노력하기로 명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이날 진전된 경협 합의를 내놨지만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대북제재의 벽을 넘어야 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와 2094호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벌크 캐시(bulk cashㆍ대량 현금)의 대북 유입을 금지하고 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철도ㆍ궤도용 기관차, 신호 설비, 차량 등 품목의 대북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현재의 상황이 유지될 경우 철도ㆍ도로 연결 공사에 나서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하순 남측의 철도 기관차와 차량을 이용해 북한 지역의 철도와 도로 환경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엔군사령부가 휴전선 통과를 불허해 연기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때(착공식)까지 (대북제재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일을 끌어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현한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켜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하거나, 예외조항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내 착공식을 못박은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그때까지 풀리지 않으면 정부는 제재를 위반하지 말라는 미국과,정상간의 약속을 지키라는 북한 사이에 끼이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또 북한이 북한 지역 내 철도ㆍ도로 현대화를 요구할 경우 대북제재 위반 논란을 떠나 조사와 설계 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술적으로 앞으로 3달여 남은 기간 동안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물론 북한의 철도ㆍ도로 현대화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남북 경협사업이라 국내 여론의 설득도 넘어야 할 산이다. 평양=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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