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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손 잡은 마윈…알리바바의 일대일로가 시작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B2C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들고 러시아 시장에 진출합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는데요.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외국 기업이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알리바바, 러시아 기업·국부펀드와 합작회사 설립
마윈, 시진핑의 '일대일로' 첨병으로 나서나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는 알리바바와 러시아 기업들의 합작회사 형태로 세워집니다. 이동통신업체 메가폰이 24%, 인터넷업체 메일닷루(Mail.ru)가 15%, 국부펀드인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가 13%의 지분을 각각 나눠 갖기로 했고요. 알리바바는 나머지 지분 48%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를 진두지휘할 예정입니다. 계약은 내년 초 마무리 예정입니다.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 [출처: 알리바바]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 [출처: 알리바바]

러시아 인구 1억4500만명 가운데 절반은 매일 인터넷을 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아마존도 진작부터 러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오랜 정치적 갈등을 넘지 못했고 결국 러시아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마윈 역시 그동안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지난 2015년 러시아 경제지 RBC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일하는 알리바바의 직원이 한 명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알리익스프레스가 러시아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가 됐다"며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 상품을 러시아에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 중소기업이 전 세계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꿈꾸고 있다"며 "10년 후에는 러시아에 매우 발전된 온라인 상거래와 인프라가 등장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그의 발언대로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넘어 러시아의 물건을 세계로 유통하는 통로가 될 전망입니다.  
 

알리바바와 손잡은 메일닷루와 메가폰은 모두 러시아 IT 업계에서 존재감이 큰 기업입니다.

메일닷루는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는 브콘탁테(VK)의 대주주로, VK의 월간 이용자는 9700만 명에 달합니다. 메가폰은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이동통신업체로 8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VK는 각각 자국에서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미국 업체들을 대체하는 인터넷 서비스업체이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만남을 "중국과 러시아 기술기업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한 이유입니다.
 
마 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번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설명하며 "e-로드(디지털 실크로드)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해 양국의 기술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합작회사가 단순한 해외 진출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드러낸 셈입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 푸틴의 줄다리기

시진핑 중국 주석이 구상하는 일대일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일대일로의 육상 노선은 중국 중서부를 지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을 거쳐 독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일대일로 정책을 지지하기도 하고 방해하기도 하며 중국과 줄다리기를 벌여왔습니다. 중국이 카자흐스탄을 가로지르는 운송로를 완공하면 러시아로선 유럽과 벌여오던 수송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진핑으로선 푸틴의 마음을 어르고 달래 일대일로에 끌어들이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그래서 앞세운 것이 바로 디지털 실크로드입니다.
 
푸틴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출처: 중앙포토]

푸틴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출처: 중앙포토]

게다가 메일닷루와 메가폰은 모두 러시아 최고 부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FC의 2대 주주, 그 우스마노프가 맞습니다!). 우스마노프는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와 마윈의 만남이 푸틴과 시진핑의 대리전으로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확실히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한껏 가까워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통상전쟁을 벌이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경제적 안정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중러투자펀드(RCIF) 관계자는 이날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 프로젝트 73건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중 46억 달러 규모의 7개 프로젝트는 합의를 마치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출처: 중앙포토]

푸틴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출처: 중앙포토]

알리바바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RDIF는 중국투자공사(CIC)가 공동으로 RCIF라는 펀드도 설립했습니다. RCIF와 중국 과학기술투자그룹인 투스홀딩스는 모스크바 북부 ‘투시노기술파크’ 설립에 12억8000만 달러, '중러혁신파크'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억 달러 규모의 러중벤처펀드도 별도로 만들 예정입니다.
 
지금 중국과 러시아는 공통적으로 미국의 압박이라는 난제에 빠져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은 격화되고 있고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로 루블화 환율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공통의 적을 가진 두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돈독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입니다.
 
푸틴이 트럼프를 압박하는 카드로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마윈이 진두지휘하는 중국의 디지털 일대일로는 이제 시작입니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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