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1인당 5년간 25억씩 지원…서경배과학재단, 과학자 지원 첫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몇 년 전 미국 샌디에이고 솔크연구소의 명예의전당에 들렀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한쪽 벽에 솔크연구소가 배출한 노벨 수상자가 새겨진 동판이 빛나고 있었는데 그 수가 11명이나 된 까닭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당시 서 회장은 "우린 노벨상 수상자가 단 한 명도 없는데 어떻게 연구소 한 곳에서만 11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느냐"며 "우리도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솔크연구소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솔크 박사의 사재로 1960년 설립돼 생물학 특히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연구소다. 
 
서경배 회장

서경배 회장

  
솔크 박사가 그랬던 것처럼 지난해 서 회장은 사재 3000억원으로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출연금을 1조원 정도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 회장은 "세계적인 과학재단은 출연금이 수십조원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다"며 "우리도 규모를 더 키워 30년 후에는 뭔가 달라진 걸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17일, 서경배과학재단이 '뭔가 달라진 세계'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이날 올해 지원할 신진 과학자 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5명은 모두 생명과학 분야에서, 인류의 삶을 바꿀 주제를 연구하는 신진 과학자들이다.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에, 박현우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는 암의 전이 매커니즘에 도전 중이다. 우재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를, 정인경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3차원 게놈의 구조 변화 원리를 연구하고 있다. 주영석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교수는 유전체의 구조 변이와 암세포 발현 간의 관계를 캐고 있다. 이들은 매년 1인당 3억~5억원씩 5년간 총 125억원가량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서 회장은 지난주 진행된 후원 증서 수여식에서 "난 항상 하늘 밖의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의미의 '천외유천(天外有天)'이라는 말을 되새기곤 한다"며 "여러분도 하늘 밖의 무궁한 세계를 꿈꾸며 세상을 바꿀 새로운 연구에 도전해 달라"고 "고 당부했다.
 

서 회장이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고 재단까지 만들게 된 건 어린 시절의 추억도 계기가 됐다. 
서 회장은 지난해 과학재단 설립 발표장에서 "어렸을 때 아톰 만화를 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아톰 덕분에 과학에 특히 생물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우주 소년 아톰'은 1970년대 동양방송(TBC)에서 방영된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천재 과학자 텐마 박사가 만든 로봇 아톰이 21세기를 배경으로 과학을 통해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줄거리다.  
 

아톰을 좋아했던 서 회장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다시 과학의 힘을 절실히 깨달았다. 서 회장은 "회사가 91년 총파업으로 속된말로 거의 망할 뻔했다"며 "그 와중에 입사해 처음 한 게 92년 경기 용인의 태평양 종합기술연구소를 신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려울 때 했던 일인데 이후 과학의 힘을 통해 회사가 다시 일어서게 됐고, 그로 인해 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서경배 과학재단

서경배 과학재단

 

이후 20여년간 회사 연구소를 운영하며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결심이 확고해졌다. 기초과학은 응용과학의 이론적 바탕이 되고, 산업화로 연결되는 밑바탕이지만 국내에서는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기업의 연구소는 돈에 쫓기기 마련이다. 대게는 3~5년, 길어야 10년의 중단기 연구만 한다. 우리 회사도 20년 걸리는 중장기적 연구는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그래서 돈에 얽매이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할 수 있는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과학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서경배 과학재단의 선정자 및 연구 분야> 
선정자연구 분야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과 교수재생치료 연구
박현우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 분자암 생물학
우재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막단백질 구조생물학
정인경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유전자 조절 매커니즘 연구
주영석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교수암 유전체 구조 연구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천외유천

천외유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