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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돼지냄새로 고생한다는데… 냄새의 정체는 뭘까

냄새의 정체는 특정 개체에서 떨어져 나온 휘발성 물질이다. 코를 막아도 입으로 숨을 쉰다면 해당 물질은 입을 통해 인체 안으로 들어온다. [중앙포토]

냄새의 정체는 특정 개체에서 떨어져 나온 휘발성 물질이다. 코를 막아도 입으로 숨을 쉰다면 해당 물질은 입을 통해 인체 안으로 들어온다. [중앙포토]

지난 12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색 기사를 하나 실었습니다. 운용 규모 세계 3위의 한국 국민연금공단이 시골의 돼지 축사에 둘러싸여 분뇨 냄새로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계적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 어떻게 이런 열악한 환경에 있게 된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였죠.

 
여기서 근본적 질문. 과연 냄새란 무엇일까요. 귀만 막으면 되는 소리처럼, 냄새는 코만 막으면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답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노(No)’입니다. 국어사전에서는 냄새를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기운’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소리가 ‘파장’이라면, 냄새는 일종의 기체 상태의 ‘물질’입니다. 원인이 되는 개체에서 분리돼 공기를 떠도는 휘발성 분자물질에서 출발한다는 얘기입니다.  
돼지축사의 분뇨냄새는 대표적 집단민원이 된다. [중앙포토]

돼지축사의 분뇨냄새는 대표적 집단민원이 된다. [중앙포토]

 
앞서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돼지 축사 냄새의 정체는 돼지의 똥ㆍ오줌에 들어있는 암모니아 등 여러 가지 기체상태의 휘발성 분자물질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다 부근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 코의 점막에 ‘착륙’하는 것입니다. 즉 똥냄새 역시 똥의 한 부분이라는 얘깁니다. 흔히 하는 말로‘소리 없는 도둑 방귀가 냄새가 더 심하다’는 표현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표현입니다. 방귀 냄새는 먹은 음식과 소화 정도에 따라 달라질 뿐입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기체 상태의 물질이 코 점막의 후각세포를 건드릴 때 그 신호가 뇌에 전해지는 것을 후각, 고체나 액체상태의 물질이 혀의 미각세포를 건드려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미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인간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개가 알아차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개는 인간보다 후각세포가 1만배 이상 발달해 있어 원인 개체에서 떨어져 나온 휘발성 분자물질이 미량이라 하더라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는 보기에 아름답고 약용으로도 쓰이지만 독특한 악취를 풍긴다. [연합뉴스]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는 보기에 아름답고 약용으로도 쓰이지만 독특한 악취를 풍긴다. [연합뉴스]

 
이쯤 되니 악취와 향기의 구분도 궁금해집니다. 인간은 왜 특정 냄새는 악취라며 싫어하고 또 어떤 냄새는 향기라고 부르며 좋아할까요.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사회생물학)는 진화생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는“인간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부터 냄새를 통해 음식의 상태를 살피는 등 썩은 음식 같은 치명적인 요소들로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켜낼 수 있었다” 며 “이런 사람들이 생존에 유리해지고 번식하면서 본능적으로 썩은 냄새와 같은 악취를 싫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그러나 “김치와 마늘 냄새의 경우처럼 다른 문화 속에 살면서 학습을 통해 특정 냄새에 대한 호ㆍ불호가 갈라지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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