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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 인사에 법관 의견 반영해 달라"요구에 법원 내부 술렁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3차 임시회의 모습. [연합뉴스]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3차 임시회의 모습. [연합뉴스]

사법부의 한 공식 조직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법원장 인사를 내는 데 법관들의 의사를 반영해달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법원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이 같은 의견을 낸 곳은 사법행정과 법관독립에 대한 의견을 내는 전국법관대표회의다. 법관대표회의는 17일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12일 김 대법원장을 만나 법원장 보임 방안과 법원행정처 개편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에게 전달된 의견은 법관대표회의가 10일 연 임시회의 의결 내용이다. 이를 전해 들은 김 대법원장은 “취지를 잘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 법원장 인사에 법관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결정한 주요 명분은 재판 독립이다. 법원장이 소속 판사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권을 통해 재판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서울대 총장을 교수들이 뽑듯 법원장 선출에도 법관 의견을 반영하자는 뜻이 김 대법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법관대표회의에선 “법원장을 법관이 직접 뽑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공식 의결안은 “법관 의사를 반영한 법원장 보임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수위가 내려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최기상 의장 [뉴스1]

전국법관대표회의 최기상 의장 [뉴스1]

 
이 같은 의견은 그동안 우리법연구회 등 진보 성향 법관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됐던 것이다. 실제 법관대표회의 의장인 최기상 서울북부지방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이를 두고 법원 내에선 “과거 비주류의 의견이 이제는 법원 공식 조직의 입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김명수 체제의 비주류’로 평가 받는 법관들 사이에선 반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장의 권한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점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다면 그 권한을 해당 법원 관할 지역 주민에게 주는 방식의 논의를 해야지, 그것을 왜 법관들이 일부라도 나눠 갖겠다고 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판사는 “학생의 선택권, 대학 간 경쟁이라는 요소가 있는 대학의 총장 선출을 비교하면서 법원장 인사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무리”라며 “업무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모든 법관들의 능력이 다 우수하고 똑같다는 희망 섞인 가정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법관 인사에 대한 공식 영향력을 가진 민간 전문가들도 법관대표회의 제안에 비판 의견을 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민주적 법원 운영이 필요하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법원장이 소속 판사들에게 쓴소리 하기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동국대 교수)도 “법원의 주인이 법관인가에 대한 문제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법원장 권한의 분산이 필요하다면, 그 권한이 오직 법원의 주인인 국민에게 전달되기 위한 시스템 개선 논의가 일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선욱ㆍ김영민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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