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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KAL기 폭파직후 김현희 정보수집…비공개 정당”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기 폭파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된 김현희. [중앙포토]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기 폭파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된 김현희. [중앙포토]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직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폭파 주범인 김현희와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두고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2007년 국가정보원이 이 문건의 일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박형순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폭로공작' 문건의 일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앞서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장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폭로공작', 이른바 무지개 공작 문건의 비공개 부분을 공개하라며 국정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무지개 공작은 안기부가 KAL기 폭파사건을 대통령 선거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사건이 발생한 1987년 11월 29일로부터 사흘 뒤인 12월 2일 수립됐다.  
 
이 일은 지난 2007년 국정원이 총 5쪽 분량의 공작 문건 가운데 2쪽을 공개하며 구체적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은 나머지 3쪽에 개인 실명 등이 거론됐고, 당시 안기부 조직 관련 내용이 있다며 비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에는 KAL기 폭파사건이 북한의 공작임을 폭로해 대선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공개됐던 나머지 3쪽 내용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확인됐다.
 
소송과정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비공개 부분에는 KAL기 폭파에 관여한 김현희씨와 사고 직후 음독으로 사망한 김승일씨의 체포 전 행적과 체포 경위 등이 담겼다.  

 
또 김승일씨가 가명으로 사용했던 '하치야 신이치'가 일본의 실존 인물이라는 진술과 폭파범이 북한과 연계된 인물이라고 판단할 근거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제기구나 북한 동맹국으로부터의 협조 요청 방안 등 당시 한국과 타국 정보기관이 협력한 내용 등도 담겼다.  
 
재판부는 이러한 정보는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정원이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국가안전보장과 국방 등에 관한 것으로 안기부가 타국 정보기관의 협조를 얻어 수집한 정보"라며 "타국 정보기관의 동의 없이 이를 공개하면 외교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하고, 향후 타국 정보기관의 협조 거부로 정보수집에 지장이 초래돼 국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KAL기 폭파사건 희생자 유족 측은 이번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동안 유족 측은 "김현희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며 KAL기 폭파사건 관련 조사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3일 만에 공작 문서가 만들어지고, 폭파범 두 사람에 대한 조사 내용이 포함된 것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KAL 858기 진상규명 대책본부 총괄팀장인 신성국 신부는 이날 재판부 결정에 대해 "이미 다 끝난 사건인데 이제 와서(외교적 이유를 거론하느냐)"라며 "궁금증을 해소해줘야지, 자꾸 비공개하면 궁금증이 증폭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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