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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피해자 만난 박상기 법무장관 "집단소송제 도입 시급"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BMW 차량 화재사고 피해자를 만난 자리에서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법무부는 17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위한 현장정책 간담회’를 열고 BMW 화재·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난해 생리대 발암물질 파동에 이어 올해에는 라돈침대 사태, BMW 차량 화재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집단소송제와 관련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일부가 손해 배상을 청구하더라도 그 판결 효력이 소비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제도다. 최근 국내에서 BMW·아우디 등 외국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집단소송’이 아닌 ‘공동소송’이다. 현재는 증권 분야를 제외하고는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만이 판결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다.  
17일 '집단소송제 현장 정책간담회'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 일곱번째)과 법무부 관계자, 피해자 대표, 시민단체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17일 '집단소송제 현장 정책간담회'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 일곱번째)과 법무부 관계자, 피해자 대표, 시민단체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박 장관은 “증권 분야에 도입된 집단소송제를 제조물 책임, 금융투자상품, 식품 분야 등 집단 피해 반복 발생 우려가 큰 분야에 확대해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민생 경제 안정화 차원에서 집단소송제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힌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이미 국회에는 소비자 집단소송 관련 법안이 여럿 제출된 상태다. 법안마다 적용 범위, 소송 수행 권한이 조금씩 다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은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해 할부거래, 방문판매 등으로 인한 피해에도 집단소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소비자집단소송법’은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집단 소송의 수행 권한을 소비자단체로만 한정했다. 
 
법무부는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된 법안들이 꽤 있기 때문에 그것들에 대한 의견을 각각 제시하고 법무부의 의견을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제나 입증 책임 전환을 집단소송과 함께 논의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집단소송제의 범위가 넓어질 경우 중소기업 위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송이 남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집단소송 한 번에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임원 전모씨는 “대기업은 소송에 걸려도 대응할 수 있을뿐더러 보험에 가입해 집단소송 배상을 미리 대비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소송 자체가 부담일 뿐 아니라 보험료 마련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 김모(26)씨는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는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운영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대기업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중소기업에는 유예기간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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