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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다 배 병장"… 병역 의무 앞둔 후배에 본보기 된 배상문

17일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배상문. [AFP=연합뉴스]

17일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배상문. [AFP=연합뉴스]

 
 전역 후 1년. '예비역 병장' 배상문(31)이 마침내 제대로 돌아왔다. 다음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하면서 미국 무대에서 롱런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었다.
 
배상문은 17일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스의 힐크레스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웹닷컴 투어(2부) 파이널시리즈 3차전 앨버트슨스 보이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합계 19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웹닷컴 투어 플레이오프 랭킹 1위로 올라선 배상문은 남은 1개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상위 25위 이내에 진입하면서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정상에 올라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배상문. [AFP=연합뉴스]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정상에 올라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배상문. [AFP=연합뉴스]

 
배상문에겐 의미가 클 수밖에 없는 우승이었다. 2012년 PGA 투어에 진출한 배상문은 지난 2015년 11월 육군 현역병으로 21개월 병역 의무를 다했다. 입대 전 행정소송 등 논란에다 비난까지 더해 스트레스도 상당해 원형 탈모증까지 겪기도 했던 그였다. 군에서 그는 골프와 잠시 거리를 두고 골프병이 아닌 일반 소총수로 복무했다. 그는 군 복무를 통해 "좋은 시간이었다. 스스로 더 강인해지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했다. 
 
17일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18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읽는 배상문. [AFP=연합뉴스]

17일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18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읽는 배상문. [AFP=연합뉴스]

 
배상문은 전역 후 지난해 9월 국내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으로 모처럼 필드에 섰다. 그러나 좀처럼 기량이 예전같이 올라오지 않았다. 다시 돌아간 미국에선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출전했던 17개 대회 중 12차례나 컷 탈락하거나 기권했다. 퍼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올 시즌 그의 퍼팅 평균 이득 타수는 -0.336타. 2012년 PGA 데뷔 이후 마이너스 기록은 처음이다. 퍼팅 슬럼프가 왔단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새 상금랭킹은 196위(18만4057달러), 페덱스컵 랭킹도 202위에 그쳤다. PGA 투어에서의 성적을 통한 다음 시즌 투어 시드는 끝내 따내지 못했다. 배상문은 "올 한 해는 정말 힘들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그러나 웹닷컴 투어 파이널시리즈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파이널시리즈 1차전 공동 35위, 2차전 공동 6위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배상문은 매우 중요했던 3차전에서야 마침내 웃었다.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 3명과 동타였던 배상문은 18번 홀(파4)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홀이 보이지 않는 언덕 아래에서 친 두 번째 샷이 홀 2m 안쪽으로 붙이는데 성공했고, 이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공이 홀에 들어간 순간 배상문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시즌 내내 말썽이었던 퍼팅은 이번 대회에선 큰 문제가 없었다.
 
17일 끝난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정상에 오른 배상문. [AFP=연합뉴스]

17일 끝난 웹닷컴투어 앨버트슨스 보이시오픈 정상에 오른 배상문. [AFP=연합뉴스]

 
배상문은 지난해 9월 "군 생활 하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법을 배웠고, 미래에 대한 자세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참고 기다린 '예비역 병장' 배상문은 1년 만에 인내의 시기를 거쳐 다시 비상할 기회를 얻었다. 배상문의 성공이 더 반가운 건 아직 병역을 마치지 않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됐다는 점이다. 국내 간판급 프로골퍼 중에선 노승열(27)이 지난해 11월 현역병으로 입대해 배상문과 같은 길을 걸었다. 또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김시우(23)와 올 시즌 웹닷컴투어 상금 전체 1위 임성재(20)도 병역 의무를 앞둔 선수들이다. 부침은 있었지만 인내해 끝내 목표를 달성한 선배의 사례는 미래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배상문은 20일 개막할 파이널시리즈 4차전 웹닷컴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고, 곧장 다음달 4일 열릴 2018-2019 시즌 PGA 투어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을 준비한다. 배상문은 미국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 다시 PGA 투어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게 돼 기쁘다. 믿기 어려운 우승으로 다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더 단단해진 배상문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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