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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의 ‘두더지 잡기’ 강경 발언, 부동산 잡는 쇠망치 될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부동산과의 전쟁’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로서 일했던 모습이 떠오른다”는 말이 나온다. 10여년 만에 실세 여당 대표로서 다시 치르는 ‘전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로운 부동산 정책 발표로 주택을 이용한 불로소득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로운 부동산 정책 발표로 주택을 이용한 불로소득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부동산 시장은 심리전이기에 투기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이란 시그널(신호)을 계속 주는 게 중요하다”며 “그 스피커 역할을 이 대표가 직접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의 발언은 강력하다. “아파트로 불로소득을 왕창 벌겠다는 생각은 그만해라”, “투기심리가 계속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하기 전인 올해 1월 페이스북에도 이런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정책 사안은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정책이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다른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되기 힘들다.” 
이 대표가 내놓는 ‘시그널’이 그만큼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부동산 투기는 사회적 암" 
 
그가 ‘부동산’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시행착오에서 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정부 때의 집값 폭등이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분석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며 각종 규제를 쏟아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한 달에 1~2%포인트씩 오르던 때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 대표는 “부동산 투기는 사회적 암”이라며 종합부동산세 시행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주도했다.
 
종부세는 도입 초기 과세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 이상, 부과기준이 개인이라 조세 저항이 적었다. 하지만 규제를 무시하듯 집값은 치솟았다. 종부세 도입 이듬해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24.1%포인트에 달했다.
 
놀란 정부는 과세기준을 6억원 초과로 낮추고, 가구별 합산으로 기준을 바꿨다. 순식간에 과세대상이 된 중산층의 반발이 컸고, 노무현 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이 대표가 지난 14일 “국민과 정부의 부동산 경쟁을 이제 끝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2005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안내를 받고있다. [중앙포토]

2005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안내를 받고있다. [중앙포토]

야당 "두더지 잡기 전국 확대"…쇠망치 될까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정부 시즌 2’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대표가 내민 카드는 부동산 공급 확대다. 노무현 정부 때는 주로 아파트를 못 사게 하는 정책(세금 중과세 등)에 무게를 실었다면, 이제는 더 많은 아파트를 더 짓는 방향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21일 예정)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설득 중이다. 그린벨트 지역도 신규 주택 부지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공공기관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2005년 7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5년 7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상당수 부동산 정책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야당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ㆍ여당의 개입이 부작용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세금 부담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그동안 강남 투기지역을 대상으로 ‘두더지 잡기’(오르는 집값 누르기)를 했다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두더지 잡기가 벌어질 여건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여당의 종합대책이 물망치일지, 쇠망치일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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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