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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오거돈 부산시장, 형제복지원 사건 사과

김영민 사회팀 기자

김영민 사회팀 기자

16일 오후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공식 사과했다. 군사정권 시기의 대표적 인권유린 사례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서다.  
 
이 사건은 사법부의 판단도 다시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 13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비상상고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됐을 때 검찰총장이 자신의 직권으로 판결을 바로 잡아달라며 직접 상고하는 제도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민의 인권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군사정권 시기 한국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1975년부터 87년까지 무연고 장애인과 고아, 심지어 일반 시민이 매년 3000명가량 이곳에 수용됐다. “사회적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국가적 명제 앞에서 강제노역과 구타·학대가 다반사로 일어났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6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16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군인 출신의 복지원장을 가리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거리에 거지를 없앤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84년 형제복지원장은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같은 시기 수용자들은 군인처럼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파란색 추리닝을 입고서 생활해야만 했다. 이들은 모두 20명 안팎의 소대 단위로 집단생활을 했다. 소대마다 소대장 1명, 총무 1명, 조장 4명씩이 있었는데 모두 수용자들이었다.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형제복지원장은 89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89년 7월 대법원이 복지원장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내무부 훈령에 따른 수용이었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사건이 벌어진 지 30년이 넘었지만 형제복지원 사건은 법적 판단은 물론 상식선에서 진상 규명될 필요가 있다. 비록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당시 사건을 밝히는 일은 지금 우리 세대가 책임져야 할 부채가 돼 버렸다. 오 시장은 사과문을 읽으며 “시민 위에 권력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고,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 남아있는 인권 사각지대를 없애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현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미래 세대에 형제복지원 사건과 같은 ‘사회적 부채’를 다시는 남기지 않아야 한다.
 
김영민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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