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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귀족노조의 한계 … 임시직·일용직 실상 외면하는 한국노총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면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현실과의 괴리는 더 커진다. 한국노총 정책본부가 어제 발간한 이슈페이퍼가 딱 그 짝이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임시직·일용직은 줄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은 늘어나고 있다며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나아지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줄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특히 고용보험 행정통계를 인용해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고용의 질이 좋아진 근거로 삼았다. 최근의 취업자 수 증가 폭 감소만 보고 ‘고용 쇼크’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상용직 일자리가 임시직·일용직보다 안정적이고 좋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 문제는 고용시장의 가장 약자인 임시직·일용직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비롯한 일자리 정부의 과속 질주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었다고 장사가 잘돼 고용 규모를 늘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종업원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는 고용주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는 게 상식적이다.
 
고용보험 통계가 전수조사에 가깝다고 표본통계인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폄하하는 것도 문제다. 고용보험 통계에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만 들어 있고 자영업자는 빠져 있다.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기간 근로자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근로자도 제외돼 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늘어났다고 일자리가 증가한 것이라면 실업급여 수급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부분 노조의 울타리 밖에서, 고용시장의 가장 밑바닥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을 외면하고 자기들만의 성벽을 높이 쌓아올리니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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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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