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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손전화 580만대, 가입비 17억 달러…모두 달러만 받았다

중앙일보·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공동기획 - 평양·평양사람들① 
2018년 북한이 변화 중이다. 대형마켓에서 장을 보고(왼쪽),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여성도 등장했다(오른쪽). 2005년 군사학원생 모습과 대비된다. [AP=연합뉴스, 뉴시스]

2018년 북한이 변화 중이다. 대형마켓에서 장을 보고(왼쪽),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여성도 등장했다(오른쪽). 2005년 군사학원생 모습과 대비된다. [AP=연합뉴스, 뉴시스]

북한의 휴대폰(북한은 ‘손전화’) 사용자가 580만 명을 돌파했고, 가입비로만 최소 17억4000만 달러(약 1조9300억원)의 현금(달러)이 유통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일보와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최근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와 관련 문건을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현재 북한에 580만 대의 핸드폰이 보급됐다”며 “원칙적으로 1인당 1대의 핸드폰을 살 수 있지만 명의를 빌리거나 웃돈을 주고 개통해 2~3대를 보유한 사람들까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중고 핸드폰은 100달러, 최신형은 1000달러의 가입비가 드는데 평균적으로 300달러”라며 “휴대폰 가입비로 추정하면 북한에선 최소 17억4000만 달러(580만 대X300달러)의 외화가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내부적으론 달러 사용을 강력 통제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르다. 이 부원장은 “국가가 휴대폰 가입비를 달러로 받는 것은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달러를 자국 화폐처럼 사용) 현상의 일부”라며 “주민들이 보유한 장롱 속 달러를 양성화해서 당국이 흡수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2008년 이집트 오라스콤과 합작으로 체신성 산하에 고려링크를 설립해 휴대폰을 도입했던 북한은 최근 강성망(강성네트워크)과 별이라는 단독 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휴대폰 가입비를 달러로 받고 있고, 분기별로 납부하는 사용료는 ‘국돈’(북한 원, 한 달 240분 사용 기준 분기별 2만원)으로 받고 있다. 단 북한은 휴대폰 번호의 앞자리를 내국인용(1911), 외국인용(1912), 간부용(1913)으로 구분해 앞자리가 다른 번호끼리는 통화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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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에선 휴대폰의 확산과 더불어 암암리에 주택거래를 알선하는 ‘집데꼬’, 북한판 택배인 ‘짐쏘기’ 등의 신종 벌이가 등장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시장 거래를 공식화하며 새로운 업종이 생겨난 것”이라며 “국가는 주민들에 대한 ‘부양’ 부담이 줄고, 대신 국가 전략 산업에 투자할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어떻게 취재했나
월급 4000원(북한 돈)을 받는 사람이 한 끼에 만원이 넘는 식사를 한다? 최근 북한 경제의 ‘역설적인’ 모습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탈북자들은 북한 경제의 시장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기근과 경제난으로 대규모 아사자를 냈던 북한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중앙일보와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으로 최근 입국한 탈북자와 국내외 정보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북한’을 들여다봤다. 북한 당국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간부급 탈북자들과 국경 및 지방에서 넘어온 탈북자들을 심층 면접했다.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탈북자들은 익명으로 보도한다.
 
◆ 특별취재팀=정용수·권유진·김지아 기자 nkys@joongang.co.kr
◆ 도움말 주신 분=김보미·김일기·이상근·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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