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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1주택자 갈아타기 막막해졌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가 어려워진다. 일시적 2주택의 세금 부담이 커지고 대출은 제한돼서다. 분양시장도 막힌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가 어려워진다. 일시적 2주택의 세금 부담이 커지고 대출은 제한돼서다. 분양시장도 막힌다.

지난 13일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를 보고 김모(53·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는 고민에 빠졌다. 2주택자 종부세 중과 때문이다. 지금 사는 아현동 주택이 자가인 그는 지난해 초 마곡동 아파트를 추가로 샀다. 집값이 오르던 터여서 아현동 집을 팔지 않았다. 새집을 산 뒤 3년 안에만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두 집을 합친 공시가격이 올해 6억원 이하여서 종합부동산세 걱정도 없었다. 그런데 정부가 내년 공시가격을 대폭 올리고 2주택자 종부세 세율을 차등해 더 높이겠다고 했다. 두 집 모두 올해 가격이 꽤 올라 내년엔 종부세 대상이 될 게 확실하다.  
 
김씨는 “내년 보유세가 많이 나올 텐데 집값이 더 오르지 않으면 세금이 나오기 전에 매도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유하고 있는 집에서 새집으로 가기 위해 분양 물량을 물색하던 박모(43·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도 9·13대책의 충격을 받았다. 유주택자여서 당첨 가능성이 없는 전용 85㎡ 이하는 포기하고 50%를 추첨으로 뽑는 85㎡ 초과에 신청할 생각이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추첨 물량도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김씨는 “새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9·13부동산대책으로 1주택자가 다른 기존 주택이나 새집으로 옮겨가는 ‘갈아타기’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부터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많이 늘고 대출과 청약 문턱이 높아져서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범위가 좁혀지면서 1주택자에 불똥이 튄 셈이다.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가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앞으로 시장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갈아타기를 하느라 집 두 채를 가진 일시적 2주택자도 중과 적용을 받는다. 일시적 2주택자는 그동안 세금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새집을 산 지 3년 이내에 비과세 요건을 갖춰 기존 주택을 팔면 양도세가 없다. 종부세 세율도 높지 않다.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내년부터 사정이 달라진다. 올해 집값 급등으로 보유세 계산 기준인 공시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종부세 세율이 0.1~1.2%포인트 올라가서다. 김종필 세무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액에 따라 보유세가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공시가격이 5억원과 10억원인 집을 가진 경우 올해 보유세가 711만원이다. 내년에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1675만원으로 상승률이 135%다. 종부세가 305만원에서 1146만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해서다.  
보유세

보유세

일시적 2주택자는 갈림길에 선다.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간 3년을 최대한 채워 세금 증가분보다 많은 시세차익을 노릴지, 세금이 늘기 전에 매도할 지다. 보유세는 6월 1일 기준 소유자에게 나온다. 내년 보유세를 피하려면 5월 말까지 팔아야 한다.

 
일시적 2주택자가 적지 않다. 집값이 많이 오른 2017년 이후 기존 집을 처분하기 전에 추가로 주택을 사들인 1주택자가 많았다. 유주택자 주택 매수가 많이 늘어난 2016년 이후 서울 주택 매수자 중 1주택자가 30% 정도로 업계는 본다. 지난해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29만건이었다. 30%면 8만7000여건이다. 
 
1주택자가 분양받은 아파트가 준공하면 일시적 2주택자가 된다. 지난해 8·2대책 이전에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가점제 물량이 전용 85㎡ 이하 40%여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1주택자가 많았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서울에 입주예정인 일반 아파트가 10만가구다. 이 중 30%를 1주택자가 분양받은 물량으로 보면 3만가구다. 
 
앞으로 갈아타기가 어려워졌다. 지난 14일 이후 취득하는 주택부터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비과세 기간은 주택경기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기를 반복했다. 경기가 나쁠 땐 기존 주택 매도 시간을 충분히 갖고 집을 사게 기간을 늘렸다. 집값이 과열이면 시중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기간을 단축했다. 비과세 기간이 줄면 주택을 팔 시간 여유가 그만큼 적어 기존 주택 처분을 서두르게 된다.
새 아파트 추첨 물량도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뽑으면서 1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거의 없어진다.

새 아파트 추첨 물량도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뽑으면서 1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거의 없어진다.

비과세 기간이 1990년대 1년에서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2년으로 늘었다가 집값이 뛰면서 2002년 1년으로 다시 줄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2년으로 늘어났고 2012년 3년으로 더 늘어났다.

 
집을 바꾸기 위한 대출도 어렵다. 장부는 이번 대책에서 1주택자는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내 주택 구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1주택자가 새 아파트로 들어갈 틈이 거의 없어진다. 주택 보유 여부를 따지지 않던 추첨제가 이제는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추첨하기 때문이다. 인기 단지는 사실상 1주택자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 추첨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초과 50%, 조정대상지역에선 전용 85㎡ 이하 25%, 초과 50%다. 
 
분양시장의 1주택자 소외는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 1주택자가 새 아파트에 들어가는 길은 분양권 매수밖에 없어 분양권값이 뛸 수 있다. 올해부터 조정대상지역 분양권 양도세가 50%여서 매물이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 갓 지은 ‘신상’이나 인기 단지로 몰리면 기존 집값이 들썩이게 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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