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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대 채팅앱 성매수 637명 … 그 뒤엔 ‘또래 포주’ 있었다

#1.“한창 물오를 나이네요”

 
13일 한 익명 채팅 애플리케이션. 기자가 프로필란에 ‘17세, 여성’이란 정보를 입력하자 1분이 채 되지 않아 3명의 남성으로부터 쪽지가 왔다. 나이를 묻는 남성 이용자들에게 “고등학생”이라고 답했음에도 “페이가 얼마죠?” “요즘 고X이면 웬만한 20대보다 성숙할 나이다” “몸매가 궁금하다”며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요구하는 쪽지가 쏟아졌다.  
지난해 7월 10대 청소년 4명이 지적장애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나체 동영상을 찍은 혐의로 적발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0대 청소년 4명이 지적장애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나체 동영상을 찍은 혐의로 적발됐다. [연합뉴스]

 
#2. “모텔로 유인만 하면 돼, 우리가 들어가서 돈을 뜯을 거야.” 여고생 A양(당시 15세)은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결심했다.  집을 나선 A양에게 알고 지낸 ‘오빠’ 몇 명이 접근해 “모텔에 가만히 있기만 하면 성매수자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오빠들은 “넌 어려서 감옥에 가지 않는다”며 성매매를 부추겼다. 얼마 후 ‘가출팸(가출과 가족의 합성어)’에 여고생 B양이 들어오자 오빠들은 A양을 관리자로 ‘승진’시켰다. A는 반항하는 B를 때리고 성매매를 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맡았다. B양은 결국 구타로 사망했다.(2014년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 일부분을 재구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성년 성매매 범죄가 늘고 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위반한 성매매 사범은 6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4년(390명)과 비교하면 63.3% 증가했다. 성매매를 강요(203명)하거나, 알선(261명)한 범죄자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1101명이 아청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강요범과 알선범 중 절반 이상(56.6%)이 10대였고, 세 명 중 한명(35.9%)이 여성이었다. 성매매 피해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약 15세로, 전체 피해자 중 58.2%가 13세~15세의 여학생들이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같은 미성년 성매매는 대부분 단속이 어려운 익명 채팅앱 등 음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다수 채팅앱이 실명 및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 데다가, 대화 저장과 화면 캡처도 불가능하다.
 
이현숙 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대표는 “청소년 성매매의 다수가 채팅앱을 통해 이뤄지지만 대화 상대조차 특정하기 어려워 현장에서 붙잡지 않는 이상 단속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보라 의원은 “채팅앱 운영자에게 이용자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대화 내용 저장 기간을 늘리도록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대일 대화 내용을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 없고, 채팅앱 자체를 불법화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처벌 역시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6년 유죄가 확정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성매수남 중 10%만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나머지는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에 그쳤다. 성매수보다 형량이 높은 강요·알선범도 10명 중 약 4명은 실형을 면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성년 성매매의 뒷편엔 또래 미성년자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알선하는 ‘또래 포주’가 자리 잡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성매수 남성의 평균 연령은 35.9세인 반면 알선ㆍ강요범의 평균 연령은 각 21.9세, 20.3세였다. 또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알선 제외)한 혐의를 받은 사람 중 68.1%가 10대 청소년이었고, 38%가 여성이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출팸 여학생들이 성매매를 하다가 관리직으로 ‘승진’한 뒤 다른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대물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 성매매를 알선하는 채팅 쪽지를 캡처해서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누구나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선진국이 도입한 아동유인방지법과 같이 성매매를 하도록 유인하는 쪽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죄가 성립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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