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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엔 송이 구경 못하겠네

송이로 유명한 충북 보은 속리산은 올해 작목반 활동을 접어야 할 판이다. 주민 13명으로 구성된 속리산 산림부산물작목반은 지난주 보은군과 국·공유림 임대차 계약을 하고 송이 채취에 나섰지만 수확이 전혀 없었다. 이 작목반은 지난해 9월 중순~10월 초 사이에 송이 80㎏를 팔았다. 1㎏당 20~30만원을 받았다. 보은 산외면 신정리 박경화(60) 이장은 “송이는 고사하고 잡버섯도 없다. 추석 전에 목돈을 만져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 진미’ 송이버섯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폭염을 원인으로 분석한다. 40년째 송이판매점을 운영해 온 박호원(73)씨는 “7~8월에 기온이 많이 올라 땅 속에 있던 송이 포자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거나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이는 땅 속 20~30㎝ 깊이에 있던 포자가 봄~여름 동안 영양분을 비축했다가 싹을 틔운다. 이후  날이 선선해지는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채취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문제는 지표 기온이 15∼25도 안팎을 유지할 때 잘 자란다는 데 있다. 지표면 온도가 30도를 넘으면 포자 발아에 이상이 생기고 35~40도를 넘으면 죽는다. 기온이 너무 낮거나 습해도 문제다.
 
국립산림과학원 가강현 박사는 “강원 영서 지방과 충북 내륙의 7~8월 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날이 지속하면서 송이 포자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며 “올해는 열 피해에 가뭄까지 겹쳐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확 줄어든 수확량은 공판장에서도 확인된다. 강원도 양양군에서 양양송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화원농산에서는 지난 12일 자연산 송이가 처음으로 거래됐는데, 그 양이 1㎏에 불과했다. 양양송이는 8월 말부터 나오기 시작해 10월 말까지 채취할 수 있다. 양양송이의 지난해 공판량은 모두 1389㎏이었다. 이는 풍작이던 2016년 9349㎏보다 7960㎏나 줄어든 수치다. 양양군 관계자는 “올해는 송이가 없어 수확 시기가 10일 정도 늦어졌고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은·양양=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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