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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양 회담에 대기업 총수 데려가는 건 부적절하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기업 총수들이 동행하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일이다. 활발한 남북 교류, 나아가 한반도 통일이 수렁에 빠진 우리 경제에 공전의 기회를 줄 것이라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 새 시장이 열리고 북한 내 인프라 투자를 위해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매사에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번 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 그러니 이번에는 핵·미사일 리스트 제출과 같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하라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하는 게 최우선이다. 대기업 총수는 비핵화 이후 가는 게 맞다.
 
만약 총수들의 북한 방문이 기정사실이라면 북한에 투자하도록 이들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북한이 기회의 땅이어도 아직은 불확실성 투성이다. 개성·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례에서 봤듯 북한 사업은 정치적 변수로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 특히 북핵 문제는 요즘 아무런 진척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판에 어떻게 북녘땅에 투자하겠는가.
 
유엔과 미국 등 국제 사회가 여전히 대북제재를 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든 북한과의 교류를 넓히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완강하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사례를 낱낱이 공개해 김정은 정권을 망신시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자칫 북한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터라 대기업 총수의 방북은 신중히 검토됐어야 했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라면 북한 내 투자 여부라도 기업 스스로 판단하게 놔둬야 한다. 때가 되면 가지 말래도 모든 기업이 북녘땅으로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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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