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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금폭탄 내세운 반쪽 부동산 대책 성공할까

문재인 정부 들어 여덟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세금폭탄과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가 골자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세금이다. 어제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최대 2%인 종합부동산세율은 3.2%까지 오른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 상한도 다주택자는 최고 300%까지 늘렸다. 한 해 사이에 세금이 3배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징벌적 세금’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차 끌어올려 시간이 흐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는 장치까지 도입했다.
 
요컨대 정부 메시지는 “세금 내기 버거우면 팔아치우라”는 것이다. 그러나 징벌적 세금폭탄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 우선 거래세 인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양도소득세 같은 거래세가 두려우면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에서 종부세를 도입할 때 경험했던 바다. 당시 집값 잡기에 실패했던 원인 중 하나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보유세가 낮은 반면 양도세와 취득세 같은 거래세가 지나치게 높다. 한국의 총세수 대비 거래세 비중은 3%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0.4%)의 7배가 넘는다. 당장 부동산 시장에 붙은 불을 끄려고 보유세 인상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겠지만 거래세 인하 검토는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공급 대책 또한 미흡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서울과 수도권의 수요가 많은 곳에 공공택지 30곳, 주택 30만 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상업지역의 주거비율을 높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8·27 대책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을 되풀이한 셈이다. 문제는 8·27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 같은 필수 공급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택지가 바닥난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하지 않고서는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주택 실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획기적으로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으로 봇물이 터지듯 하는 유동자금의 흐름을 바꿀 방안도 9·13 대책에는 보이지 않는다. 4차산업 등의 규제를 풀어 부동자금이 벤처처럼 생산적인 방면에 유입되도록 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좋은 곳에 집 하나 구해 살다가 난데없이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된 1주택자 등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 역시 정부가 고민하고 다듬어야 할 바다.
 
부동산 정책은 이렇게 주택 수요·공급 조절뿐 아니라 돈줄 조정과 부작용 최소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종합예술이다. 일부만 삐끗해도 집값 잡기에는 실패하고 애꿎은 피해자만 쏟아낼 수 있다. 하루빨리 재건축·재개발 같은 공급 확대책과 거래세 조정안을 내놓아야 한다. 반쪽짜리 세금폭탄만 내세웠다가 또다시 대책이 실패하면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세금을 더 거둬 다른 데 쓰려는 재정 확보 대책이었을 뿐”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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