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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금리인상 압박이 부른 최경환의 '척하면 척' 악몽

국회는 13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13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 이낙연 압박 발언에 불쾌 … “금리는 경기도 고려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처음이 아니었다. 트럼프의 잇딴 ‘파월 때리기’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통화정책 불개입 관행을 깼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했다.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됐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채권 시장은 요동쳤다. 보합세로 출발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전날보다 0.04~0.05% 포인트 치솟으며 거래됐다. 사그라들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불씨를 이 총리가 다시 살려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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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래저래 불쾌한 기색이다. 총리의 발언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모두 한은 탓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라서다. 무엇보다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권한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총리의 언급은 통화정책에 대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 금리에 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금통위는 부동산과 가계부채뿐만 아니라 경기와 물가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신중히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총리가 ‘금리 인상 카드’를 압박하고 나서며 한은의 스텝은 꼬이게 됐다.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등장하며 기준 금리 인상을 위한 ‘깜빡이’는 켠 상태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에 못 미치는 등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 빚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둔화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계 형편이 팍팍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 침체를 더 가속화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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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1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당장 정부의 압력에 백기를 들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2014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 악몽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최 전 부총리는 2014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이 총재와 만난 뒤 “금리에 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은은 이후 한 달 만에 금리를 인하해 논란을 키웠다. 
 
시장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척하면 척’ 발언을 내놨던 최경환 전 부총리와 정책 방향만 반대일 뿐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임을 뻔히 아는 총리가 금리정책의 방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경우 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비판과 이로 인한 시장의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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