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원로자문단과 간담회
임동원 전 장관 “남북 통신사 교류”
이홍구 전 총리 “북한 핵 신고 먼저”
홍석현 이사장 “방북 전 여야 대화”
이날 간담회는 4·27 정상회담 전이던 4월 1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자문단에는 임 전 장관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박재규·정세현·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등이 포함됐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박지원 의원도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4·27 정상회담 전이던 4월 1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 [김상선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14/d2c79f50-310c-4062-bfb8-de7484df0925.jpg)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4·27 정상회담 전이던 4월 1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 [김상선 기자]
현재핵 폐기의 조건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들은 여러 조치를 진정성 있게 했는데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 말고는 하지 않지 않느냐. 북한이 취한 조치는 하나하나 불가역적 조치인데 군사훈련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조치 아니냐(고 주장한다)”며 북·미 대화의 교착 이유를 설명했다.
간담회는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2시간가량 이어졌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
▶임동원 전 장관=“남북의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상주하며 활동하도록 하자. 독일은 동·서독이 62건의 도시 간 협력사업을 벌여 청소년 학생 교류를 했는데,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했다.”
▶홍석현 이사장=“방북 전 미국으로부터 유연성을 받아내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가서 미국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 북으로부터 답을 얻은 뒤 그걸 기초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방북 전에 여야 정당 대표들을 초청해 대화하는 게 판문점 선언 비준에도 도움이 된다.”
▶김영희 전 대기자=“한반도 평화는 미·중·일이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동북아 평화체제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 그 틀 안에서 제대로 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 이뤄질 수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NLL 전체가 어려우면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 14㎞만이라도 공동어로에 합의하기를 바란다. 군비통제연구반을 공동으로 만들어 서울·평양에서 2주씩 합숙하면 희망이 될 것이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남북한이 비핵화 TF를 함께 만들어 논의하면 파격적 대안이 나올 것이다.”
▶이홍구 전 총리=“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반응을 얻으려면 핵물질과 설비에 대한 신고와 검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
▶황원탁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종전선언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있다. 주한미군의 범주 안에 유엔사의 장래 문제를 포함해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한걸음 앞서면서 북·미 관계를 견인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이 ‘전쟁을 종식하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이는 주한미군 철수 등과는 관련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언급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