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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서해 NLL 완충수역 논의…포괄적 합의서 문구 협의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왼족)이 북한 엄창남 육군 대좌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왼족)이 북한 엄창남 육군 대좌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남북이 13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제40차 군사실무회담을 열었다. 이날 회담은 포괄적 군사분야 합의서(포괄적 합의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포괄적 합의서는 18~20일 평양에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결될 전망이다. 남북 실무진은 포괄적 합의서의 문구를 다듬었고, 일부 사항에 대해선 견해차를 보였다. 남측 대표단은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이 수석대표를 맡았고, 북측은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이 대표단을 이끌었다.
 
남북의 의견 차를 드러낸 사안 중 하나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방안이었다. 국방부는 NLL 일대에 남북 군함의 출입을 금지하는 완충지대를 만들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서해에 평화수역을 조성하려면 완충지대를 그어놓는 조치가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남북은 그동안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 망(핫라인)을 가동하고 함대사령부 간 핫라인을 설치했다”며 “서해 NLL 일대 긴장완화 조치를 조금 더 확대해 남북 군함이 출입하지 않는 수역을 설정하는 문제를 북한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서울안보대화(SDD) 기조연설에서 “남북 간에 전쟁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기 위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문제와 함께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와 안전한 어로 활동 보장을 위한 서해 평화수역 설치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해 NLL 완충수역에서의 남북의 해상사격 훈련 금지도 의제에 올랐다. 해병대는 올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에 배치된 K9 자주포의 해상사격 훈련을 중단했다. 북한도 서해 NLL 이북 지역의 해상사격 훈련을 자제하고 있다.
 
해군 제2함대 소속 고속정 참수리 351호가 서해 NLL인근 연평 해역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배는 초계함인 제주함. [중앙포토]

해군 제2함대 소속 고속정 참수리 351호가 서해 NLL인근 연평 해역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배는 초계함인 제주함. [중앙포토]

 
하지만 북한은 완충수역 제안에 마뜩찮은 반응이라고 한다. 국방부가 제안한 완충수역의 기준은 NLL인데, 이를 선뜻 받아들이면 북한이 NLL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남북은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데 합의했다. ‘북방한계선’이란 표현이 들어갔기 때문에 북한이 NLL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분석이 당시 나왔다. 
 
그럼에도 이날 회담에선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NLL을 기준으로 한 완충수역에 동의한다면 서해 평화수역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충수역이 NLL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국방부가 완충수역 논의를 신중하게 진행하기를 주문한다”며 “자칫 기준에 대해 NLL 외에도 북한이 주장하는 경비계선을 인정하게 되면 앞으로 남북 간 경계선 설정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또 포괄적 합의서에 군사공동위원회와 군 수뇌부 간 핫라인에 관련한 문구를 조율했다. 정부 소식통은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군사공동위원회와 핫라인을 설치한다’는 식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같은 남북간 군사협력 방안에 대해 “군 당국 간 신뢰구축을 넘어 사실상 초보적인 수준의 운용적 군비통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남북은 7월 31일 장성급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 공동유해발굴과 DMZ 내 경비초소(GP)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을 놓고 큰 틀에서 의견일치를 봤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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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