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통령, 정상회담 준비위 원로자문단과 오찬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낮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18.9.13.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간담회는 4ㆍ27 정상회담 전이던 4월 1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자문단에는 임 전 장관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박재규ㆍ정세현ㆍ이종석ㆍ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등이 포함됐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박지원 의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도발 중단, 핵실험장ㆍ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언급하며 “미래핵에 대해 북한은 폐기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핵 폐기의 조건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들은 여러 조치를 진정성 있게 했는데 미국은 한ㆍ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 말고는 하지 않지 않느냐. 북한이 취한 조치는 하나하나 불가역적 조치인데 군사훈련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조치 아니냐(고 주장한다)”며 북ㆍ미 대화의 교착 이유를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간담회에서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간담회는 예정보다 1시간 길어진 2시간가량 이어졌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
▶임동원 전 장관=“남북의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상주하며 활동하도록 하자. 독일은 동서독이 62건의 도시 간 협력사업을 벌여 청소년 학생 교류를 했는데, 민족동질성 회복에 기여했다.”
▶홍석현 이사장=“방북 전 미국으로부터 유연성을 받아내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가서 미국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서 북으로부터 답을 얻은 뒤 그걸 기초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방북 전에 여야 정당 대표들을 초청해서 대화하는 게 판문점 선언 비준에도 도움이 된다."
▶김영희 전 대기자=“한반도 평화는 미ㆍ중ㆍ일이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동북아 평화체제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 그 틀 안에서 제대로 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 이뤄질 수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NLL 전체가 어려우면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 14㎞만이라도 공동어로에 합의하기를 바란다. 군비통제연구반을 공동으로 만들어 서울ㆍ평양에서 2주씩 합숙하면 희망이 될 것.”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남북한이 비핵화 TF를 함께 만들어 논의하면 파격적 대안이 나올 것이다.”
▶이홍구 전 총리=“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반응을 얻으려면 핵물질과 설비에 대한 신고와 검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
▶황원탁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종전선언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있다. 주한미군의 범주 안에 유엔사의 장래 문제를 포함해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관계가 북ㆍ미 관계보다 한걸음 앞서면서 북ㆍ미 관계를 견인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역할을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이 ‘전쟁을 종식하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이는 주한미군 철수 등과는 관련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언급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