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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가톨릭 성 학대 3600건…교황 "내년 2월 사제대표회의 소집"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일반 알현 도중 깊은 생각에 잠긴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일반 알현 도중 깊은 생각에 잠긴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가톨릭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sexual abuse) 문제가 전 세계적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독일에서도 지난 70년간 3600여 건의 성 학대 사례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계 내 성 학대 문제의 근본 해결을 논하기 위해 내년 2월 각국 사제 대표회의(시노드)를 전격 소집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독일 디 차이트와 슈피겔 온라인판은 독일주교회가 지난 4년 간 기센대·하이델베르크대·만하임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1946년부터 2014년까지 가톨릭 사제에 의해 저질러진 성 학대가 3677건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절반이 13세 이하였고 대부분 소년이었다. 전체의 6분의 1은 성폭행이었다. 가해 성직자 수는 1670명에 달했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성 학대 보고서를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달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선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301명의 성직자가 1000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가톨릭 교회는 이런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해왔다. 이와 별개로 지난 5∼6월에는 호주·칠레에서 주교들이 성 학대 은폐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가톨릭 성 추문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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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바티칸 교황청은 가톨릭 성 학대 재발 방지 등을 주제로 내년 2월 21∼24일 각국 사제 대표회의(시노드)를 소집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번 시노드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교회 내부 개혁 작업을 협의해온 9인 추기경자문단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8월25일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해 가톨릭 신자와 그 자녀를 만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지난 8월25일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해 가톨릭 신자와 그 자녀를 만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청이 각국 교계 책임자들을 특정 이슈로 소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 발표가 나온 날 독일주교회 보고서가 예정(25일 공식 발표)보다 이르게 언론을 통해 주요 내용이 유출되면서 주목도가 훨씬 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수 십년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성 학대 문제가 특정 지역(국가·문화권)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임을 바티칸이 인정해야 하는 위기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톨릭 성추문 은폐를 둘러싸고 교황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는 점도 이번 시노드 소집에 무게를 더한다. 교황이 바티칸 내 ‘게이 로비’ 등 보수파의 의혹과 공세를 정면 돌파하고 성 학대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77) 대주교는 11쪽짜리 공개편지를 통해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2001~2006년 워싱턴 대교구장)의 성추문 비위를 프란치스코 교황이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며 종신직인 교황의 즉각 퇴위를 요구해 파장이 일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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