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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분뇨 냄새 위치 탓"···WSJ, 국민연금CIO 장기공석 조롱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1년 이상 공석인 가운데 미국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민연금의‘위치’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이 축사와 분뇨처리시설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조롱하는 뉘앙스의 돼지 삽화도 그려 넣었다. 
 
WSJ는 12일(현지시간) 1면에 ‘아무도 원하지 않는 재정 업무:투자 책임자 수배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WSJ는 기사에서 세계에서 세번째로 규모가 큰 연기금(국민연금)이 투자책임자를 찾는데 고전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지리적 문제를 꼽았다.  
 
기사는 첫머리에 “(국민연금이) 5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감독하는 투자책임자를 수배중”이라며 “시장보다 낮은 임금과 정치적 비판을 감수해야 하며 룸메이트와 기숙사를 함께 쓰는 건 덤이다. 돼지와 가축 분뇨 냄새에 대한 관용은 필수”라고 썼다. 
 
이어 “국민연금 CIO는 매우 정치적이다. 많은 대형 공기업의 대주주로 기업 경영에 결정적 표를 행사하기도 한다”며 “벨기에 국내총생산(GDP)보다 큰 5650억 달러(634조여원) 이상의 자산을 감독하지만 급여는 민간 분야의 3분의 1”이라고 적었다. 
 
WSJ는  “진짜 고약한 건 위치”라며 “지난해 국민연금은 서울에서 120마일 남쪽의 산과 논, 축사, 분뇨처리시설로 둘러싸인 혁신도시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국민연금 공단의 장기간 CIO 공석 문제와 직원 유출의 이유를 지리적 위치 때문이라고 지적한 월스트리트저널 9월12일자 1면(왼쪽)과 이어지는 10면(오른쪽) 기사. 조롱의 뉘앙스로 읽히는 돼지 삽화를 그려 넣었다.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국민연금 공단의 장기간 CIO 공석 문제와 직원 유출의 이유를 지리적 위치 때문이라고 지적한 월스트리트저널 9월12일자 1면(왼쪽)과 이어지는 10면(오른쪽) 기사. 조롱의 뉘앙스로 읽히는 돼지 삽화를 그려 넣었다.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신문은 이 지역에서 올해 155건 이상의 악취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며 돼지 삽화를 그려 넣고 아래에 ‘이웃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고 썼다.  
 
WSJ는 지방 이전으로 자금운용 직원의 4분의1 이상이 그만뒀고,  CIO와 고위직 8명 중 3명 등 30개 자리가 공석이라고 전했다. 
 
WSJ는 “최근 몇년간 뉴욕 헤지펀드들이 교육환경이 좋은 코네티컷주 그리니치로 이동했지만 맨해튼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 거리였다”며 “전북혁신도시는 그리니치가 아닌 것 같다”고도 적었다. 
 
신문은 금요일이면 대부분의 직원이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서울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에 올라 주말이면 거리가 빈다고도 묘사했다. 한 야당 의원이 “기금운용본부장을 수입이라도 해야 하나”고 질타한 것도 보도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WSJ는 이어 “지난해 7.3%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올 상반기 0.9%를 기록했다”며 금융권 인사들이 지방 이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인용했다. 
 
과거엔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을 처음 찾았지만 국민연금 이전 후엔 시간적 제약 때문에 바로 일본으로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북혁신도시는 금융 허브가 아니다”는 투자회사 관계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공공기관 122개를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한 발언도 보도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7월 당시 강면욱 기금본부장 사퇴 이후 지금까지 후임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모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논란 일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논란 일지

최근 국내 매체들도 국민연금의 위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CIO의 공석에 관해선 관치 인사 등 정치적 논란이 크지만 국민연금에서 우수인력이 빠져 나가고 충원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전북혁신도시로의 이전 때문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WSJ까지 이같은 보도 대열에 가세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가영ㆍ김지아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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