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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로 진실규명 되나

1970∼80년대 대표적 인권유린 행태로 거론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89년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29년 만에 다시 법정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75년부터 12년 간 "사회적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운영됐던 형제복지원은 장애인ㆍ고아 등 약 3000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노역ㆍ학대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 수사검사였던 김용원 변호사가 직접 “수사 과정에서 5공화국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한 사건이기도 하다.
 
최근 청와대 인근 분수 앞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생존자 모임' 회원들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청와대 인근 분수 앞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생존자 모임' 회원들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년 지나 진상규명 되나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는 13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하라고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형사사건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발견됐을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조치다.
 
특히 대검 개혁위는 1989년 7월 박인근 당시 형제복지원장의 특수 감금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판결이 잘못됐다고 봤다. “특수감금죄 무죄 판결의 유일한 근거였던 ‘내무부훈령 제410호’는 위헌ㆍ위법성이 명백하다”는 것이 대검 개혁위의 최종 판단이다.
 
1심 때만 하더라도 징역 10년형을 받았던 박인근 원장은 대법원에서 특수 감금 혐의에선 무죄,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는데 그쳤다. 당시 대법원은 "내무부훈령에 따른 수용이었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상고심 재판장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었다.
 
30년 가까이 의혹으로만 남아있던 형제복지원 사건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직속인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내무부훈령에 따른 수용 조치는 불법감금에 해당한다"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권고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형제복지원에 사람을 수용하는 일은 인권유린이자 위헌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검찰과거사위 결정 이후 대검 진상조사단은 31년 전 검찰 지휘부가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해왔다. 최근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당시 부산지검장으로 재직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진상조사단이 있는 서울 문정동 동부지검에 소환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박 전 의장을 상대로 수사 지휘검사로서 일선 업무를 맡는 검사 등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물었다.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된 어린이들의 모습. [중앙포토]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된 어린이들의 모습. [중앙포토]

검찰개혁위 공보 업무를 맡고 있는 김한규 변호사는 "총장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약 30년 전 당시 무죄로 판결났던 사항이 잘못됐기 때문에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권고안을 내린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다시 판결을 내릴 경우, 피해자들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를 참조한 뒤, 최종적으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상상고 신청을 결정하기로 했다.
 
형제복지원 자체 집계로도 이곳에서 12년간 513명이 숨졌다. 일각에서는 형제복지원을 '한국판 홀로코스트'로도 일컫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개혁위는 전국 각급 검찰청에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설치를 권고하는 등 지난 1년간 활동을 최종 정리하는 권고안을 대검에 전달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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