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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 제이콥 디그롬

올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 [AP=연합뉴스]

올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우완 제이콥 디그롬(30)이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승리보다 더 많은 패전을 기록했다. 사이영상 수상도 험난한다.
 
디그롬은 12일(한국시간)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4사사구·2실점했다. 디그롬은 이날 투구로 26경기 선발 등판에서 연속 3실점 이하로 막는 데 성공했다. 단일 시즌 기준으론 1910년 킹콜이 기록한 24경기을 넘어선 MLB 최장 기록이었다. 하지만 디그롬은 웃지 못했다. 메츠가 1-4로 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기록은 8승 9패.
 
패가 승보다 더 많지만 디그롬의 책임은 아니다. 디그롬은 내셔널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기 때문이다. 올해 29경기에 등판한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1.71. MLB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디그롬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평균자책점 1.96) 뿐이다. 24경기에 등판한 세일은 12승(4패)을 챙겼다.
 
디그롬이 패전을 쌓은 건 '솜방망이' 때문이다. 12일 기준 메츠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2점, 팀 타율은 0.246으로 각각 내셔널리그 15팀 중 12위, 14위다. 가뜩이나 약한 메츠 타선은 디그롬이 나오는 날 더 침묵했다. 디그롬 선발 등판시 경기당 평균 득점은 3.55점. 무실점 투구를 한 경기가 여덟 번인데 3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지난달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선 8이닝 2실점하고 타자로서 1타점 적시타까지 때렸지만 1-2로 져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디그롬은 "나는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투구를 하면 된다"고 하지만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2010년 메츠에 입단한 디그롬은 2014년 9승 6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5년에도 14승 8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디그롬은 2016년 팔꿈치 부상으로 7승(8패, 평균자책점 3.04)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15승(10패, 평균자책점 3.53)을 거두며 부활에 성공했다.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 평균 95.9마일의 강속구에 큰 낙폭의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여기에 체인지업, 커브까지 구사해 삼진을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디그롬과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 [AP=연합뉴스]

디그롬과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 [AP=연합뉴스]

 
그런 디그롬이지만 리그 최고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수상도 불투명하다. 디그롬의 경쟁자로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가 유력하다. 디그롬은 평균자책점에선 슈어저(2.31)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슈어저는 디그롬보다 두 배가 넘는 17승(6패)을 거뒀다. 탈삼진 역시 슈어저(271개)가 디그롬(239개)보다 더 많다. 앞으로 네 차례 정도 등판기회가 있는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받는다면 역대 최소 승리 수상자가 될 수도 있다. 종전 기록은 2010년 13승(12패, 평균자책점 2.27)을 거둔 펠릭스 에르난데스다.  
 
사이영상은 취재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미국 현지에선 디그롬을 동정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3년 연속 수상에 도전하는 슈어저의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8월까지는 뉴욕 언론들이 디그롬의 수상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80,90년대까지는 승리가 많은 투수들이 유리했지만 최근 들어선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이 다양한 기록을 살피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평균자책점을 제외한 기록에선 슈어저가 우세다. 디그롬은 '가장 아까운 사이영상 투표 2위'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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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