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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신곡수중보 위험은 남의 일?

전익진 내셔널팀 기자

전익진 내셔널팀 기자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한강 신곡수중보. 수중보 위아래의 낙차가 최대 2m에 달해 배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다 추락하면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곳이다. ‘보트와 요트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달 12일 소방 수난구조대 보트 전복사고로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기자는 지난 11일 오후 어선을 타고 한 달 만에 현장에 다시 갔다. 또 다른 사고 소식을 듣고서다. 지난 10일 오후 5시 20분쯤 신곡수중보 강화 방향 하류 10m 지점에서 A씨(63) 등 4명이 탄 요트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가 구조됐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신곡수중보 앞 김포대교 교각에는 ‘충돌 위험 전방 150m 수중보’ ‘위험 전방운항금지’라는 작은 글이 붙어있다. 한 달 전과 동일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소방관 두 명이 숨진 후에 보다 분명한 위험안내 표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당시 “신곡수중보를 기준으로 상류 500m 혹은 1㎞ 지점에 대형 부표를 설치해 위험 지역임을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한 달이 지난 현장엔 사후약방문 조치마저 없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12일 “검토해 보니 부표 설치가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지역민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동행한 어부는 “부표 설치가 어려우면, ‘신곡수중보 위험 접근 주의’라고 쓴 커다란 표지판만 마련해도 최소한의 사고 예방은 될 것”이라며 “도대체 안전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데는 행정기관 간의 책임 떠넘기기도 한몫한다. 신곡수중보는 김포시와 고양시에 걸쳐 있는데 소유권은 국토교통부에 있다. 가동보(수위·유량을 조절하는 보)의 운영과 관리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한다. 각 부처 및 지자체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계에 있어 사실상 안전 대책 사각지대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곡수중보는 경기도 김포시·고양시 권역”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고양시와 김포시는 “신곡 수중보는 관리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지자체가 책임 떠넘기기 핑퐁게임을 하는 동안 애꿎은 시민들만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소방관 두 명이 숨진 지 한 달이 되도록 사고 장소 주변에 제대로 된 안전판 하나 설치하지 않는 게 현장의 모습이다.
 
전익진 내셔널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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