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분수대] ‘학자’ 조국 ‘수석’ 조국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미투’ 운동이 벌어지는 걸 보고 저작(『형사법의 性편향』)을 개정, 이달 초순 개정판을 낸 그다. ‘전면 개정’이란 문구가 과장이 아닐 정도로 그간 변화상을 담아냈다.
 
“2003년 이 책의 1판을 출간하면서 강간죄의 법리에 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성 편향을 제거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심각하고 진지하게 사고하는 강간죄 해석론과 입법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저자의 입장은 학계에서 유별난 소수설로 취급받았다. 다행히도 시간이 흐르면서 형법도 개정되었고 판례와 학설도 변경되었다.”
 
자신의 주장대로 변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에게 조국은 없다’고 외치며 거리에 나온 여성의 마음”을 거론했다.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게 많다는 취지였다.
 
조국 서울대 교수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의 저술 얘기다. 사실 책 표지엔 ‘조국 지음’으로 돼 있다. 하지만 머리말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얼굴 사진도 지난 3월 청와대에서 브리핑하던 당시의 것을 썼다. 직함을 병기한 까닭이다. 그도 자신의 ‘이중 신분’을 인식했다. 머리말 말미에 “이 책의 주장은 저자가 ‘학자’로서 제기하는 것이지, ‘민정수석’으로 제기하는 것은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책엔 이런 대목들이 있다. “여성운동 단체와 여성학계가 저자의 논변을 찬찬히 검토해 주길 희망한다.” “겸허한 마음으로 학계, 법조계, 입법부에서 저자의 해석론과 입법론을 검토해 주시길 기대한다.” 학자의 요청만으로 여겨질까.
 
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판결도 언급했다. “대법원 판결의 변화와 배치된다.” 역행했다는 비판이다. 천정배·강창일·나경원·이명수·곽상도·백혜련·정춘숙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법안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건 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바쁜 짬을 내 책을 쓴 그의 성실성이 놀랍다. 하지만 감탄하고 있기엔 껄끄러운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수석으로서 업무 관련성 우려다. 본인은 학자·수석의 자리를 명확히 구별할 테지만 상대방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학자로서의 제기’란 그의 주장은 자칫 ‘위력은 존재하되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니 위력은 없는 것’이란 공허한 수사일 수 있다. ‘수석=비서’란 본질적 문제도 있다. 장막 뒤에서 일해야 할 이가 은막 위로 올라서는 격이어서다. 마이크를 잡고 기고(법률신문)를 하더니 저작 활동을 했다. 백악관의 고위직이 현직에서 책을 쓴다? 상상하기 어렵다. 하기야 ‘청와대 정부’이니 상상 그 이상을 상상해야 하나 보다. 비록 괴이한 일이더라도 말이다.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