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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부의 일자리 붕괴

‘일자리 정부’에서 고용 대참사가 빚어졌다. 취업자는 2010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게 늘고, 실업자 수는 8월 기준으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대형 외부 충격이 없는 ‘평시’에 이처럼 고용이 악화된 건 이례적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같은 정부 정책 원인 이외에 고용지표의 악화를 설명할 길이 없다.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되려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통계청 발표 8월 고용 동향

통계청 발표 8월 고용 동향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8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이다. 전년 대비 3000명 늘었다. 2010년 1월(1만 명 감소) 이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7월(5000명)에 이어 두 달째 취업자 증가 규모가 1만 명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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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전년보다 0.4%포인트 늘어난 4%를, 15~29세 청년 실업률도 10%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13만3000명으로, 8월 기준으로는 1999년(136만4000명) 이후 가장 많다.  
 
지난달 고용률은 60.9%로 1년 전(61.2%)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수치만으로도 처참한 성적표인데, 뜯어 보면 속은 더 곪았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30~40대의 일자리는 줄었고, 생산가능인구에서 벗어나 있는 65세 이상 등 고령층 일자리만 늘었다. 지난달 3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8000명, 40대는 15만8000명 급감했다. 청년(15~29세) 일자리도 4만 명 줄었다. 반면에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16만3000명 증가했다.
 
업종별 취업자 증가 규모도 망가진 고용 상황을 보여준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은 지난달에 1년 전보다 10만5000명 줄었다.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20만2000명 감소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용의 중심축인 30~40대가 일할 만한 제조업 등에서 고용이 작동을 멈췄고, 제조업 실직자를 받아줘야 할 자영업의 상황은 최악”이라며 “고령층이 주로 일하는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14만4000명 증가) 등 임시 공공 일자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최저임금을 거론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정책에서 의도와 방향은 맞지만 (부정적) 효과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최저임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의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고용 동향에 대해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밝혔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 고수 의지를 재차 드러낸 셈이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가 명백하다”며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일자리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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