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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t 트럭 2대에 쌀 가득···추석마다 오는 키다리 아저씨

추석 앞두고 나타난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 5t 트럭에 쌀이 잔뜩 실려 있다. 김윤호 기자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 5t 트럭에 쌀이 잔뜩 실려 있다. 김윤호 기자

매년 추석을 앞두고 쌀 수천 포대를 트럭에 잔뜩 실어와 기부하고 사라지는 대구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는 12일 나타났다.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 5t 트럭 2대에 10㎏들이 쌀 2000포대와 라면 1200박스를 싣고 대구시 수성구민운동장을 찾아와 수성구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시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늘 그랬듯 "누군지 절대 알리지 말라. 어려운 이웃들이 추석을 따뜻하게 잘 보냈으면 한다"는 뜻을 구청 관계자에게 전하면서다.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 트럭에 쌀이 잔뜩 실려 있다. 김윤호 기자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 트럭에 쌀이 잔뜩 실려 있다. 김윤호 기자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의 추석 쌀 기부는 올해로 16년째다. 2003년 추석을 앞두고 처음 나타났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당시 20㎏들이 쌀 500포대를 수성구청에 처음 기부했다. 이후 매년 추석을 며칠 앞둔 때 쌀을 전했다. 지난해에도 쌀 2000포대, 라면 1200박스를 전했고, 2016년에도 쌀 2000포대를 기증했다. 
 
16년을 맞은 익명의 이웃사랑에도 위기는 있었다. 2014년 처음의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면서다. 

하지만 현재 70대인 그의 자식들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지금까지 기부를 이어가면서 이웃사랑은 중단되지 않았다.

아버지처럼 그의 자녀도 손사래를 칠 정도로 얼굴이나 이름이 드러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지역에선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로 그대로 통칭해 불린다.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과 라면. 김윤호 기자

수성구 키다리 아저씨가 12일 기부한 쌀과 라면. 김윤호 기자

 
이들 가족이 지금까지 익명으로 기부한 쌀은 3만 포대가 넘는다. 금액으로는  7억원 상당이다. 쌀과 함께 전해지는 라면을 더하면 기부 규모는 더 커진다. 12일 쌀을 기부하는 현장에서 만난 수성구 한 60대 주민은 "얼굴 없는 천사가 따로 없다. 저렇게 많은 양의 쌀을 대물림까지 하며 이웃과 꾸준히 나누는 게 과연 쉬운 일이겠느냐"고 말했다. 지역에선 쌀 기부 배경에 대해 "타지에서 대구로 와 고생 끝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에 대한 고마움, 고생하면서 알게 된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 등이 대를 잇는 '쌀 기부'를 만든 것"으로 본다. 
 수성구청 한 공무원은 "최근 전화로 자녀 중 한 분에게 "사회에 귀감이 되지 않느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어떠신지…."라고 물어봤더니 오히려 불쾌해하셨다. 단호하게 이웃을 뒤에서 돕는 것에 만족한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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