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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교수에 연예인도 걸려···'역외탈세' 93명 탈탈 턴다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는 '한류 스타'의 공연을 열어 7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기획사 대표 A 씨는 수익금을 본인이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로 송금해 은닉했다. 법인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A 씨는 이런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다가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해당 기획사와 A 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법인세 90억원 등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 혐의자 93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김명준 조사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세청은 역외탈세 혐의자 93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김명준 조사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세청이 탈세를 목적으로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숨긴 혐의가 짙은 개인과 법인 93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12월(37명)과 올해 5월(39명)에 이어 역외탈세 관련 세 번째 특별 세무조사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그간 역외탈세 혐의가 큰 대기업과 대재산가 위주로 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다”며“이번 조사는 중견기업 사주일가, 고소득 전문직 등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에 의사ㆍ교수를 비롯해 펀드매니저와 연예인도 포함됐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일부 역외 탈세 행위의 경우 국내 범죄와 연관된 자금으로 파악돼 검찰 산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해 조사한다.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토대로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쳐 자금세탁을 한 대자산가 등이 이번 조사의 주 타깃이다. 조세회피처에 미신고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 법인 제품의 판매 대금을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빼돌린 제조업체 사주도 조사를 받게 됐다. 자녀가 유학 중인 국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이 법인과의 거래대금을 가장해 자녀의 생활비를 송금한 한 기업 사주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김명준 국장은 “전통적인 역외탈세 수법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국외소득을 미신고하거나 국내재산을 해외로 반출해 은닉하는 단순한 방식이었다”며 “최근에는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다단계 거래구조를 만들거나, 해외 현지법인과의 정상거래로 위장하는 등 역외탈세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적발되는 역외탈세 규모는 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적발한 역외탈세는 총 233건이다. 추징액은 1조3192억원에 이른다. 2012년과 비교하면 조사 건수는 31건, 추징세액은 49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역외 탈세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법인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과태료를 적극적으로 부과할 방침이다. 또 외국 과세당국과의 정보 교환을 확대하고 해외 호화생활비, 자녀 유학비 등의 정보 수집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달 28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전문가의 조력 하에 갈수록 진화하는 반사회적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 조사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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