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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인데 여름 날씨 … 5월 이후 108일째 계속

10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뉴스1]

10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뉴스1]

지금까지 여름이라면 6~8월 석 달을 생각했지만, 기후변화 탓에 이제는 9월도 여름으로 간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상들이 정한 절기와 다르게 기후로는 9월에도 여름을 사는 셈이다.
  
11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기상청의 기온 분석 자료(1911~2017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의 여름 일수는 평균 131일이었다. 
 
기상청은 일평균기온이 20도를 넘은 뒤부터 다시 20도 밑으로 내려갈 때까지를 여름으로 본다. 이 기준에 따라 서울은 5월 21일 여름이 시작됐고, 9월 29일에 가을로 넘어갔다. 사실상 10월에야 가을이 찾아오는 것이다. 가을 시작이 늦어지면서 가을 일수는 54일로 두 달이 채 안 됐다.
  
지난해에는 여름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5월 2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이어지면서 여름 일수가 무려 140일이나 됐다. 가을은 38일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여름 길어지고, 가을 짧아져
서울시는 남부 수종인 꽝꽝나무를 한강공원에 심어 온난화가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시는 남부 수종인 꽝꽝나무를 한강공원에 심어 온난화가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올해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기록적인 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9월 중순인데도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5월 27일 여름이 시작된 이후 11일 현재 108일째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전 세계적인 온난화 현상에다가 서울 등 대도시는 열섬효과로 인해 최저기온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들 역시 온난화의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폭염의 기세가 강한 대구는 2011~2017년 평균 여름 길이가 136일이나 됐다. 반대로 겨울은 83일에 불과했다. 남쪽 해안도시인 부산 역시 여름과 가을의 길이가 각각 133일과 66일로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조윤석 십년후연구소 소장은 “보통 여름일 수가 120일을 넘으면 아열대, 150일을 넘으면 열대 기후로 본다”며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은 아열대를 넘어 앞으로는 열대 기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월과 9월에도 폭염…길어진 여름 대비해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과거와 비교하면 여름 일수의 증가는 더욱 뚜렷하다. 
 
서울은 1911~1920년에만 해도 6월 10일부터 9월 11일까지 94일이 여름이었다. 오히려 겨울 일수가 132일로 여름보다 훨씬 길었다. 
 
하지만, 100년 사이 여름이 37일로 한 달 이상 길어졌지만, 겨울은 112일로 20일이나 사라졌다. 
 
인천과 부산도 100년 전보다 여름 일수가 각각 42일, 32일 늘었다. 동해안 강릉도 과거 88일에 불과했던 여름일 수가 123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후변화 추세가 계속되면 21세기 후반에는 5월과 9월에도 폭염 현상이 나타나는 등 1년 중 절반 가까이가 여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 과장은 “지구온난화가 지속하면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 발생 시기도 5~9월까지 확장할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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