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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첫 출근은 환영 대신 항의

10일 전남 여수시법원에 출근하고 있는 박보영 전 대법관. [연합뉴스]

10일 전남 여수시법원에 출근하고 있는 박보영 전 대법관. [연합뉴스]

 
“우리들은 박보영 전 대법관이 재판거래에 연루됐다고 믿고 싶지 않다.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보는 근거만 말해달라."
 
10일 오전 박보영 전 대법관이 '시골판사'로 첫 출근을 하는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법원 앞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4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이 박보영 전 대법관의 첫 출근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 기각 등에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이 박보영 전 대법관의 첫 출근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 기각 등에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쌍용차 정리해고판결 사과하라'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했다. 법원 앞에는 집회를 통제하기 위한 경찰과 현장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 수십명도 함께 있었다.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나타난 박 전 대법관은 양 옆으로 경찰과 경호인력의 보호를 받으며 사람들 틈을 뚫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뒤엉켜 박 전 대법관이 한 번 넘어지기도 할 정도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자신의 SNS에 이날의 상황을 영상으로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자신의 SNS에 이날의 상황을 영상으로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사무실에 들어간 뒤 법원 직원에 대해 첫 출근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고향 쪽에서 근무하게 돼 기쁘다. 초심을 잃지 않고 1심 법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으로,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대법관으로 있을 때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상고심 주심을 맡았다. 서울고법에서 "해고는 무효"라며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는데 쌍용차 측의 불복으로 대법원까지 온 사건이었다. 박 전 대법관은 이 판결을 뒤집었다.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춰 정당한 해고를 한 것이라고 봤다.
 
4년 전 확정된 판결이 다시 문제가 된 것은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내부 문건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과 철도노조 파업 사건 등 판결들을  'VIP(박근혜 전 대통령)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꼽았다. 
 
박 전 대법관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판결문을들고 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연합뉴스]

박 전 대법관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판결문을들고 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연합뉴스]

 
국회에서는 이러한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재심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이 추진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관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가칭)'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률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출근을 기다린 해고노동자들은 성명을 통해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며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하신다면, 지난 사건에 대해 사안별로 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신다면, 그것이 바로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대법관은 소송가액 3000만원 이하 사건을 다루는 시·군법원 판사로 임용돼 이날 첫 출근을 했다. 퇴임한 대법관이 시·군법원 판사로 임명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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