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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사진, 지워도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 음란물 같아” 수위 심각한 자살유해정보, 처벌은 불가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6년 기준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3092명,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5.6명에 달했다. [중앙포토]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6년 기준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3092명,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5.6명에 달했다. [중앙포토]

두 달 전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시민감시단 활동을 했던 A씨는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봤던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A씨는 자살로 친척을 잃은 뒤 감시단에 들어갔다. A씨는 “첫날 선혈이 낭자한 자극적인 자해사진을 본 뒤 잠도 잘 수가 없었다”며 “내가 봐도 심리적 충격이 심각한데 자살 시도자가 볼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심란했던 건 SNS에서 너무나도 쉽게 자해사진과 자살방법을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혹시 내 주변에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도 이런 정보를 보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닐까 매우 불안했다”고 말했다.   
 

10일은 자살예방의 날
자살 자극하는 유해정보, 수위 나날이 심각
처벌 규정도 없어 3년동안 5.6배 증가
기동민 의원, 3일 자살예방법 개정안 발의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유해정보 삭제업무 맡았던 이주민(30)씨도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씨는 “처음 자살유해정보 신고를 받고 삭제요청을 위해 내용을 검토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위의 게시물에 충격을 받았다”며 “삭제 요청을 진행한 뒤에 다시 같은 자해 사진이 올라와도 제재할 방법이 없으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삭제 작업만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중앙일보가 만난 자살유해정보 모니터링 활동 경험자들은 하나같이 자살유해정보가 지워도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 음란물과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처벌할 법적 규제는 미흡하다. 현행법상 자살방조죄(형법 제252조 제2항)가 있지만, 이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왔을 때만 적용되면서 사실상 자살유해정보 유통에 대해서는 처벌이 불가한 상황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때문에 온라인상 자살유해정보 유통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2015년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 신고건수와 삭제건수는 각각 3169건과 1855건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는 신고 건수가 1만7338건, 삭제 건수가 5957건으로 3년 만에 각각 5.6배와 3.2배로 늘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전수조사가 아니고 매년 클리닝 활동을 하는 시기와 횟수가 다르다는 한계가 있지만, 온라인에 유통되는 자살유해정보 건수는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불법정보로 규정된 동영상 음란물과 다르게 자살 관련 온라인 게시물은 단순 유해정보로 규정돼 강제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게시물의 삭제만 유도할 뿐 삭제된 뒤 사용자가 또다시 동일한 게시물을 올려도 제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 부센터장은 “자살유해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면 자살유해정보가 지금처럼 유통되는 것은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자살유해정보는 자살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보다 자살을 생각하는 일명 ‘자살 사고(思考)자’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며 “자살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살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연상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구체적인 자살방법 등의 자살유해정보에 노출될 경우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처벌 필요성을 공감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했다. 자살유발정보 유통을 법으로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안이다. 기동민 의원은 "국내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4배에 달하는 등 자살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제재와 함께 법과 제도 개선,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 시스템 구축 지원, 지자체별 자살예방조례 제정 권고, 시민사회 차원의 자살예방 정책추진 등 실효성 있는 예방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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