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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택시가 승객 고르는 비상식

박형수 내셔널팀 기자

박형수 내셔널팀 기자

운전석에 올라앉으면 안전띠부터 매는 게 지금은 상식이지만 이런 습관의 역사는 길지 않다. 정부는 교통사고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1990년 들어서야 앞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고도 착용률이 높아지지 않자 단속과 계도를 꾸준히 병행해 왔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운전석 안전벨트 착용률(고속도로 기준)은 91%까지 올라갔다. 안전띠를 안 한 채 달리는 운전자는 열 대 중 하나가 안 된다는 얘기다.
 
반면 비슷한 시기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는 법이 있다. ‘택시 승차거부 금지’ 조치다. 승차거부는 1994년 8월 자동차운수법 개정을 통해 불법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얘기한 뒤 ‘허락을 받고서야’ 올라앉을 수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 관련 민원 중 불친절(33.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게 승차거부(30.8%·6909건) 였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서울시가 자치구에 줬던 승차거부 택시 처벌권한을 모두 환수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현장단속에서 걸린 승차거부 택시 처벌권한을 지난해 말 이미 자치구에서 환수했다. 이번에는 120다산콜 등에 민원인의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도 서울시가 직접 처벌하고, 승차거부가 잦은 법인택시의 처벌권한도 가져오기로 했다.
 
서울시가 이번 조치에 나선 건 자치구 별로 승차거부 단속 처분율이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영등포구는 최근 3년간 승차거부 단속에 걸린 택시 85%에 과태료·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강남구의 처분율은 같은 기간 12%에 그쳤다. “자치구가 미온적이어서 승차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서울시가 직접 칼을 빼 든 것이다. 서울시는 승차 거부 삼진아웃제도 철저히 적용해 ‘승차거부=퇴출’이라는 경각심을 심어주겠다고 공언했다.
 
앞좌석 안전띠 착용 제도는 2000년 1만236명에 달하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이듬해 8097명으로 대폭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안전띠 미착용 사망자 수는 연평균 90명 안팎이다.
 
서울시의 단속이 고질적인 승차 거부를 뿌리뽑는 첫발이 되기 기대한다. 승객이 올라앉은 뒤 행선지를 말하면, 그곳을 향해 출발하는 게 택시 이용의 상식이다. 택시기사에게 ‘행선지 숙제검사’를 맡고서야 퇴근길에 오르는 일을 더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박형수 내셔널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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