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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격리·이송 … 병원들은 3년 전과 달랐다

[메르스 발생] 빨라진 초기 대응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왼쪽)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 총리는 메르스 발생과 관련해 ’2015년의 경험에서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왼쪽)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이 총리는 메르스 발생과 관련해 ’2015년의 경험에서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유입된 가운데 과거와 달라진 대처가 주목받고 있다. 허술한 대응체계가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 관련 공무원이 여럿 징계를 받았다. 감염병 대응 규정을 바꿨고, 병원이 달라졌으며, 예산을 상당히 투자한 결과가 나름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보건당국은 8일 오후 6시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문자로 알렸다. 확진 판정 2시간 만이다. 이어 오후 7시30분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 A씨가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병원 실명을 공개했다. 또 A씨가 탄 항공기 편명과 동선을 공개했다.
 
2015년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확진 하루 뒤 알렸다. 또 병원 이름을 발병 19일 만에 공개했다. 늑장을 부리는 사이 환자는 65명까지 불어났다. 관련 병원도 24곳으로 늘어났다. 이번엔 환자 발생 사실과 병원명을 빠르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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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7일 오후 4시51분 비행기에서 내려 8일 오후 4시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항에 발을 들여놓은 지 23시간9분 만이다. 만 하루가 안 됐다. 2015년 1번 환자(당시 68세)는 입국 후 16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이 빠르니까 대응도 훨씬 빨라졌다. 8일 오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센터장을 맡아 긴급상황센터를 꾸렸다. 이날 오후 6시 발생 사실을 공개했다. 1시간30분 후 언론 브리핑을 했고, 이후 위험평가회의를 열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차렸다. 9일 이낙연 총리가 관련 장관을 소집해 ‘과잉 대응’을 지시했다.
 
메르스 위험국가도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7개국에서 13개국으로 넓혔다. 방문자뿐 아니라 경유자에게도 메르스 감염 주의 문자를 보낸다. 입국 뒤에도 잠복기(14일) 동안 증상·신고 요령을 안내하는 문자를 네 차례 보낸다.
 
A씨는 삼성서울병원에 도착 직후 응급실 바깥에 따로 설치된 발열호흡기진료소(선별진료소)로 옮겨졌다. 덕분에 5시간여 병원에 머무르는 동안 A씨는 일반 환자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또 A씨를 진료한 의사·간호사는 N95 마스크 등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그를 맞았다. 병원 입구에서 처음 A씨를 안내한 안전요원, X선을 촬영한 방사선사 등도 그랬다.
 
2015년엔 선별 진료소가 없었다.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됐다. 1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8시간 동안 응급실에 머물며 환자·의료진 등 무려 490명과 접촉했다. 또 ‘수퍼 전파자’로 불렸던 14번 환자는 같은 병원 응급실에 사흘간 머물며 85명을 감염시켰다. 이번엔 의료진 4명과 보안요원 등 총 8명만 환자와 접촉했다. 삼성서울병원뿐 아니라 강동경희대병원을 비롯한 여러 곳의 병원 응급실이 감염병 환자를 구분하지 않고 진료해 감염을 야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A씨가 병원에 도착한 뒤 두 시간 만에 메르스 의심 환자로 진단하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2015년 1번 환자가 첫 의료기관(아산서울의원) 방문 때부터 삼성서울병원의 신고까지 6일 걸렸다. 당시에는 감염병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기관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없었다. 또 신고를 받은 보건당국은 환자를 어디에서 어떻게 치료한다는 계획이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A씨는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 격리병동으로 옮겨졌다. 이동할 때는 메르스 사태 이후 전국 보건소에 보급된 ‘음압 구급차’를 탔다. 환자가 있는 공간과 운전석이 격벽으로 완전 분리된 차량이다. 또 바깥 기압보다 낮은 압력을 유지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바이러스가 외부로 전파되지 않게 한다. 2015년엔 메르스 환자들을 마구잡이로 민간 구급차에 실어날랐다. 이 과정에서 구급차 운전자가 감염됐고, 구급차와 운전자에 노출된 수십 명의 다른 환자가 격리 대상자가 됐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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