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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프숍] 볼빅 대 엑스페론 … 무광 골프공 전쟁

볼빅(왼쪽)과 엑스페론의 비비드 골프공. 볼빅 측은 ’디자인이 비슷하고 회사 이름도 잘 보이지 않아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포토]

볼빅(왼쪽)과 엑스페론의 비비드 골프공. 볼빅 측은 ’디자인이 비슷하고 회사 이름도 잘 보이지 않아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포토]

국내 골프업계에 무광 골프공 논쟁이 한창이다. 컬러볼 돌풍을 일으켰던 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과 후발업체인 엑스페론 사이의 갈등이다. ‘무광’ 골프공의 디자인 특허 등록 가능 여부가 싸움의 시작이었다. 볼빅이 사용한 ‘비비드’라는 명칭을 후발 업체가 사용해도 되는 지도 논란이다.
 
볼빅은 지난 2016년 초 무광 코팅 제품인 비비드 공을 출시했다. 디자인 특허도 냈다. 볼빅의 김용규 마케팅 팀장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2017년 한 해 동안 100만 상자(12개 들이 기준)를 팔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후발 업체인 엑스페론도 2017년 초부터 무광 코팅 골프공을 팔기 시작했다. 볼빅은 “무광 골프공 디자인 등록을 침해하는 등 부당경쟁을 했다”면서 지난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히려 볼빅의 디자인 독점 권리 자체가 취소됐다. 엑스페론이 역으로 낸 디자인권 취소 소송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볼빅으로선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었다. 디자인 독점권이 사라지자 누구나 무광 골프공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현재 캘러웨이, 혼마, 세인트나인 등 11개 이상의 업체가 무광 컬러볼을 판매 중이다. 볼빅의 김 팀장은 “세계 최초로 골프공에 무광 코팅을 적용한 건 볼빅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였다”면서 “직원이 임의로 개인 블로그에 공 사진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최초 게시 후 일정 기간 내에 디자인등록 출원을 해야 한다는 디자인보호법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그래서 디자인 독점 권리가 취소됐는데 매우 억울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엑스페론의 주장은 다르다. 엑스페론 김용준 부사장은 “무광 골프볼은 볼빅의 아이디어는 맞지만 보호되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다. 명목상으론 출원 기간을 어겨 디자인권을 취소한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그게 아니어도 취소가 됐을 것이다. 무광 페인트로 튜닝을 하는 자동차도 있는데, 이게 특허가 되지는 않는다. 무광 코팅이 창의적이거나 특별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엑스페론은 지난 5월 볼빅의 무광공 브랜드인 ‘비비드’와 이름이 같은 ‘엑스페론 비비드’를 출시했다. 볼빅은 엑스페론이 낸 ‘엑스페론 비비드’의 상표등록에 대해 법원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볼빅은 "브랜드 마케팅 비용으로 수십억 원을 썼다. 엑스페론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 볼빅이 차려 놓은 밥상에 똑같은 상표로 숟가락만 얹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어떤 기업이 기술이나 마케팅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볼빅은 특허청에 ‘엑스페론 비비드’ 상표등록 무효 신청을 하는 한편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엑스페론 비비드는 볼빅 비비드의 케이스 디자인을 베꼈으며 그 결과 소비자들은 다른 회사 제품을 볼빅 공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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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론은 ‘초코파이 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엑스페론은 “볼빅이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면 일반적이 단어인 비비드(VIVID: 생생한, 선명한)라는 이름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 초코파이 원조인 오리온이 후발 롯데 초코파이의 상표 등록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일반적인 단어는 누구나 쓸 수 있다. 비비드란 명칭 역시 독점권이 없다. '비비드'가 아니고 '볼빅 비비드가' 볼빅의 상표”라고 반박했다.
 
볼빅은 “엑스페론이 해외에 있는 볼빅의 거래처에 특허 상황을 거론하며 볼빅 보다 싸게 주겠다는 메일을 보내고 있다. 국가적인 망신이며 해외 컬러볼 시장을 어렵게 개척한 볼빅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엑스페론은 “대리점 영업을 막는 볼빅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볼빅도 다른 회사 볼을 취급하는 대리점에 영업을 한다. 엑스페론 비비드는 볼빅 보다 30% 싸다. 경쟁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허법인 주원의 김정식 대표 변리사는 “초코파이라는 말을 누구나 쓸 수 있게 한 예가 있지만 일반적인 단어라도 부정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면 상표등록이 무효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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