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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공개 합법화하고, 은행 가상계좌 열어 달라”

SPECIAL REPORT 
진대제 블록체인협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논현로 153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5층 집무실에서 중앙선데이 고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진대제 블록체인협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논현로 153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5층 집무실에서 중앙선데이 고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기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규제’다. 지난 6일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갔던 악재 가운데 하나는 유럽연합(EU)이 암호화폐 거래 및 암호화폐공개(ICO) 단일 규제 법령을 만들 것이라는 소식이다. 각국 정부가 규제의 고삐를 늦추거나 죌 때마다 가격이 출렁인다.
 
지난달에는 암호화폐 업계 사람들이 일제히 탄식을 쏟아냈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기업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다. 관련 단체들은 “19세기 말 영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막은 적기조례와 비슷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 가운데 거래소 문제에 가장 민감한 곳이 한국블록체인협회다. 70여 개 회원사 가운데 30개 가까이가 거래소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진대제(사진) 협회장은 “벤처 인증 제외는 정부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며 “어떻게 거래소가 도박장과 같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HP·IBM 연구원과 삼성전자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2003~2006년)을 역임했다. 민간기업과 관계를 두루 겪은 경험 때문인지 블록체인을 맹신하지는 않았다. 그는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이고, 암호화폐는 특수 목적을 가진 디지털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신화’로 불리는 그가 보기에 블록체인은 반도체와 같은 기반 기술은 아니다. 또 인터넷처럼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다만 두 가지 측면에서는 분명 유용하다. 하나는 펀딩(자금모집)이고, 다른 하나는 유동화다.
 
진 회장은 “ICO는 스타트업에는 축복”이라며 “자본이 부족해도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사 마일리지는 해당 항공사와 관련된 물품이나 서비스를 살 때만 쓸 수 있지만, 마일리지를 토큰화하면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10년, 20년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 규제 플랜은 무의미하다고 봤다. 산업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완벽한 규제를 만든다고 어물쩍대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당장 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진 회장은 “업계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단 두 가지”라며 “ICO를 합법화하고 은행 가상계좌를 빨리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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