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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재면 내려가는 ‘가면 고혈압’ 더 위험하다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관리하려면 ‘혈관 숫자’, 즉 자신의 혈압 수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혈압은 혈관을 흐르는 혈액의 압력을 말한다. 심장이 혈액을 짜낼 때(수축기) 압력은 140㎜Hg 이상, 혈액을 받아들일 때(이완기) 압력은 90㎜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나이·장소·시간 따라 혈압 달라져
측정치만 믿다 치료 시기 놓칠 수도

70세 이상 여성 환자, 남성보다 많아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고혈압 급증

수축·이완기 혈압 차 커지면 안 좋아
24시간 활동 혈압, 가정 혈압 알아야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다치기 쉽고, 심장에 부담이 커져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단, 혈압을 잴 때도 고려할 점이 있다. 나이, 장소, 시간이 바로 그것이다. 각 조건에 따라 혈압 측정값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완기 혈압 떨어졌다고 방심하면 안 돼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고혈압은 나이와 함께 찾아온다. 60세가 넘으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을 앓는다. 노화로 혈관이 딱딱해지고,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면서 혈압이 증가한다. 젊을 땐 없던 고혈압이 나이 들어 발생하는 이유다.
 
이런 변화는 특히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50대 고혈압 유병률(병을 앓는 환자의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12% 포인트 이상 높다. 반면 60대에는 격차가 10% 포인트 이하로 줄고, 70대 이상에선 여성(72.5%)이 남성(64.2%)을 역전한다.
 
강동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이준희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확장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폐경이 되면 이 역할이 줄어 여성 고혈압 환자가 급증한다”며 “50대 이후에는 남성은 물론 여성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의 양상도 달라진다. 60대 이후부터는 수축기 혈압은 높아지고, 이완기 혈압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때문이다. 수축기에는 혈관이 늘어나고, 이완기에는 좁아져야 혈압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동맥경화로 혈관 탄성이 줄면, 혈액의 압력을 충분히 흡수·유지하지 못하게 돼 두 혈압 차이가 벌어진다.
 
이완기 혈압이 떨어졌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수축기 혈압이 오를수록, 두 혈압 차가 벌어질수록 혈관이 더 경직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혈압이 오르면 혈관이 손상돼 딱딱해지고, 이로 인해 고혈압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특히, 수축기 혈압이 높으면 심장이 받는 부하가 커져 크기가 커지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아침에만 고혈압, 병원서 확인 안 될 수도
 
장소에 따라 혈압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병원에서는 고혈압인데 집에선 정상이거나, 반대로 집에서는 혈압이 높은데 병원에서 잴 때는 낮게 나오기도 한다. 전자를 ‘백의 고혈압’, 후자는 ‘가면 고혈압’이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약물치료 중인 환자의 13.5%, 13.8%에서 각각 백의·가면 고혈압이 발견됐다.
 
백의 고혈압은 하얀 가운(白衣)을 입은 의료진을 보고 환자가 긴장한 나머지 혈압이 높게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서 3~6개월 단위로 주기적인 검진을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칫 과잉진료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문제는 가면 고혈압이다.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우식 교수는 “가면 고혈압은 쉽게 말해 의료진이 놓친 고혈압”이라며 “적절한 치료·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의료진이 약물 치료 중인 고혈압 환자 1019명을 분석한 결과, 가면 고혈압 환자는 백의 고혈압 환자보다 심장 근육 손상 정도가 더 심했다.(미국 임상실험 고혈압저널, 2010)
 
혈압은 하루 중에도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변화한다. 보통 기상 후 2시간까지 올랐다가 활동하는 낮 동안 유지되고, 잠을 잘 때 10~20% 떨어지는 ‘역 U자’ 곡선을 그린다. 그런데 혈압이 아침에 유독 높아지거나 잠을 자도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른바 ‘아침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20~25%가 아침 고혈압을 앓는데, 병원에서만 혈압을 측정하는 것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이 교수는 “아침 고혈압은 가면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휴식과 긴장을 조율하는 자율신경계가 교란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만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환자,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김우식 교수는 “아침 고혈압이 나타난 환자는 아침에 먹던 약을 저녁에 복용하는 식으로 치료 방법을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혈압 관리를 위해 24시간 활동 혈압과 가정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한다. 24시간 활동 혈압은 낮에는 10~30분, 밤에는 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해 변동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정혈압은 ▶등받이에 기댄 후 ▶다리를 꼬지 않은 채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측정하는 게 정석이다. 주간 135/85㎜Hg, 야간 120/75㎜Hg 이상이면 약물 치료나 나트륨 섭취 제한, 체중 감량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김 교수는 “가정혈압을 일주일간 아침, 저녁으로 2회 이상 측정해 의료진에게 알리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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