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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紅日初升<홍일초승>

“붉은 해가 솟아오르니 길을 환히 비춘다.(紅日初昇 其道大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요즘 바램이다. 근대 사상가 양계초(梁啓超)가 1900년 『청의보(淸議報)』에 기고한 <소년중국설(少年中國說)>속 구절이다. 지난 3일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인용했다. 양계초는 중국이 젊어진다면 “황하가 땅밑에서 흘러 바다로 용솟음치고, 잠룡이 못 위로 도약하니 비늘과 발톱이 하늘에서 춤춘다. 어린 호랑이가 산골짜기에서 포효하니 온갖 야수가 벌벌 떨 것(河出伏流 一瀉汪洋 潛龍騰淵 鱗爪飛揚 乳虎嘯穀 百獸震惶)”이라 묘사했다. 시 주석은 “13억 중국인은 시종 12억 아프리카인과 함께 호흡하는 같은 운명”이라며 우군을 넓혔다. 과거 제국주의에 유린당했던 중국과 아프리카가 손잡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손보자는 취지로 들렸다.
 
시 주석은 『관자(管子)』도 말했다. “바다는 물을 사양하지 않아 능히 그 거대함을 이룬다(海不辭水 故能成其大).” 내정 불간섭, 조건 없는 원조 등 다섯 불가론으로 환심을 샀다.
 
당(唐)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문장론도 인용했다. “뿌리가 무성한 자는 열매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고, 기름기가 비옥한 자는 그 빛을 발할 것(根之茂者其實遂 膏之沃者其光曄)”이라며 역사의 규칙과 논리를 말했다. 한유는 『답이익서(答李翊書)』에서 “남에게 보여주었을 때 남이 비웃으면 나는 기뻤고, 칭찬하면 근심했다.……다시 몇 년을 보내자 호방하게 글이 콸콸 쏟아 나왔다”고 했다. 미국과 대결로 시련을 겪을 자국 국민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미국의 공세에 시 주석의 언어가 갈수록 비장하다. 13억이 시 주석 주위로 뭉치는 추세다. 관건은 우리 한국이다. 섣부른 예단보다 긴 호흡으로 미·중 대결을 헤쳐나갈 때다. 지난달 8일 자 인민일보에서 필명 ‘선언(宣言)’이 소식(蘇軾)의 ‘정풍파(定風波)’를 인용하며 장기전을 예고해서다.
 
“숲을 뚫고 나뭇잎 후려치는 비바람 소리 듣지 마라(莫聽穿林打葉聲). 노래 흥얼대며 천천히 간들 어떠랴.(何妨吟嘯且徐行)”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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