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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쥐 먹고, 구더기로 덮힌 젓갈” 형제복지원 사건 다시 법정 세우나

지난해 9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생존자 모임 회원들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생존자 모임 회원들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백여 명의 의문의 죽음 등 수많은 의혹과 비리 등에 휩싸인 국내 최대 규모의 복지재단 ‘형제복지원’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생존자모임 대표 한종선씨가 출연해 과거 당했던 학대를 털어놨다. 해당 사건은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의 비상상고 논의 등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5년 방송된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7년 동안 밝혀내지 못한 형제복지원의 진실을 파헤치며 화제가 됐다. 당시 제작진은 원장 박씨가 여전히 재단법인을 운영하며 ‘복지재벌’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을 추적했다.
 
1975년 부산시와 부랑인 일시보호사업 위탁계약을 맺은 형제복지원은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으며 3000여 명의 부랑인을 수용했던 전국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기관’이었다.
[사진 방송화면캡처]

[사진 방송화면캡처]

 
하지만 1987년, 우연히 산 중턱의 작업장에 감금된 수용자들을 목격한 한 검사의 수사를 시작으로, 형제복지원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사결과 복지원에 갇힌 시민들은 폭행을 비롯한 학대에 시달렸다. 숨진 원생의 시신이 암매장되기도 했다. 복지원에서 집계된 사망자만 513명에 달했다.
 
한씨도 누나와 1984년 이곳에 끌려갔다. 당시 한씨는 9세, 누나는 12세였다. 어느 날 오후 8시쯤 한씨 아버지가 남매를 한 파출소 앞으로 데려갔다. 남매는 그곳에서 복지원 차량에 태워졌다. 아버지는 ‘여기에서 잠시만 기다려라. 아버지 곧 갔다 올게’란 말을 남기고 떠났다.
 
한씨는 “한 부모 가정 같은 가난하거나 어렵게 사는 가족들에게 경찰들이나 공무원들이 위탁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입수자료에는 엄마, 아빠도 없이 누나랑 저만 며칠 동안 울고 있어 주민이 신고한 것으로 돼 있다”고 했다.
 
이후 차 안에서부터 구타가 시작됐다. 그는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엄청나게 세게 때렸다”고 말했다. 한씨는 “제대로 씻을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100여 명이 되는 사람의 양치와 세면시간이 15분이었고 식사시간은 사실상 5분 정도였다”고 했다.
 
밥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한씨는 “생선 찌꺼기로 만든 젓갈이 있었는데 그 위에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며 “그러면 그것만 싹 걷어내서 버리고 다시 퍼서 먹이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젓갈을 주는 이유는 젓갈을 조금 찍어서 밥을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함께 지내던 원생 1명이 새끼 쥐를 잡아먹은 일도 있었다. 여름날 바닥에 깔아둔 매트리스 위치를 옮겼더니 아직 눈도 못 뜬 새끼 쥐들이 나왔다. 한씨는 “그때 곁에 있던 형이 ‘이건 보약이다’라며 입에 넣었다”며 “그걸 보고 저는 울었다”고 했다.
 
한씨는 “형제복지원에 있을 때 가장 무서워했던 말이 ‘반만 죽여줄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죽지도 못하는 거다”며 “맞아서 장애가 생기거나 죽어 나가는 경우를 두세번은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것도 그냥 두들겨 패는 게 아니라 있는 힘껏 막 두들겨 팼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987년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을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정부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라며 특수감금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박 원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2년6월 형만 살았고, 2016년 사망했다.
 
한씨는 “피해자는 270여명이 저와 연락을 하고 있다”며 “도대체 우리가 왜 잡혀가야 했었는지. 잡아간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올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하며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본격 조사를 맡은 검찰 진상조사단은 과거 판결을 바로 잡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비상상고 방안을 건의했고, 비상상고는 검찰총장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아니라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개혁위 위원들은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별도로 검찰총장에게 비상상고를 권고할지 여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진상조사단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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