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틱톡 팔로워 160만, 중국 소고기 덕후의 장사법

두번의 죽을 고비, 두번의 창업, 틱톡(抖音더우인)에 160만 팔로워를 보유한 ‘뉴러우거(牛肉哥)’.
 
모두가 중국 소고기 B2C 플랫폼 정산뉴러우(正善牛肉 BEEF BUTCHER) 창업자 천치(陈錡) 얘기다.  
 
천치는 죽음의 신을 물리치고 창업 실패를 딛고 성공한 ‘인간 승리’적 창업가다. 백혈병과 폐암 진단으로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2018년 소고기 선별법과 레시피를 공유하며 인기 왕훙(왕홍)으로 떠오른 천치, 그의 창업 초창기 모습은 어땠을까?
천치 [사진 정산뉴러우 홈페이지]

천치 [사진 정산뉴러우 홈페이지]

 
소고기가 너무 좋았던 청년...업(业)을 바꾸다
 
지금의 창업 아이템은 소고기 덕후였던 천치 자신의 식성에서 시작됐다. 하루는 월급날 당시 여자친구이자 지금의 아내와 함께 상하이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작심하고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스테이크 한 조각에 35위안이었어요,  당시 제 월급이 50위안이었으니까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죠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결국 아까워서 다 먹지 못하고 포장해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까지 아껴 먹었다. 참으로 맛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테이크의 맛에 흠뻑 매료된 천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가까이 다가가기로 결심한다. 아이스크림 판매 일을 관두고 양식 레스토랑 요리사로 취업한 것이다. 그는 겸손한 자세로 배움에 몰두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고속으로 부주방장 자리에 오른다. 천치의 소고기 사랑은 식당 내 뜻이 맞는 동료들을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대다수의 동료들이 새로운 식당을 창업하는 분위기였던데다 천치 본인도 식당을 내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그는 이들 식당에 소고기를 납품하는 차별화의 길을 택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2008년 돼지고기 파동이 부추긴 꿈
 
천치가 고기 사업을 전면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2008년 돼지고기 파동이었다. 그 일이 아니었다면 천치는 여전히 식당에 소고기 납품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금값이 되어버린 돼지고기, 일반 가정에서는 사먹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가격 때문에 아이에게 고기를 먹이지 못하는 어머니에 관한 뉴스 보도를 접한 천치는 ‘중국 국민들에게 질 좋고 저렴한 고기를 먹이고 싶다’는 생각을 품는다.  
 
이때부터 그는 국외에서 수입해 온 고기를 개인에게 판매하기 시작한다. 2011년 천치의 정산뉴러우(上海正善食品有限公司)는 알리바바 타오바오(淘宝)에 상륙해 온라인에서 소고기를 팔기 시작한다. 철저한 원산지 검증과 세심한 운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정산뉴러우의 판매량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4년 솽스이(双十一 광군제)에는 신선식품 소고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 zcool.com.cn]

[사진 zcool.com.cn]

 
이듬해인 2015년에는 1000만 위안의 투자를 유치하는 호재가 찾아왔다. CCTV 프로그램 아시독각수(我是独角兽 나는 유니콘이다) 녹화에도 참여했다.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순간, 그에게 두번째 시련이 급습한다. '나는 유니콘이다'를 녹화하던 그날, 폐암 판정을 받은 것. 중국 국내 의료기술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는 암담한 현실 앞에 그의 마음도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러나 천치는 암 선고의 충격에서 빨리 빠져 나왔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두 정산한 뒤 100명에 달했던 직원을 5명 이하로 정리했다. 직접 나서서 회사 공식 계정 및 타오바오 회원의 마일리지 혹은 충전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줬다. 이렇게 신변 정리를 모두 마친 뒤,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소고기 오빠(형)’의 투병 소식이 전해들은 팬들은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정산뉴러우 사이트에 수백 건에 달하는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모금한 5만 위안(약 815만 원)을 미국에 있는 천치에게 보냈다.
 
2017년 9월 12일, 천치는 이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병이 완치됐다는 진단을 받는 순간 뛸 듯이 기뻤다. 그는 아내와 딸을 보스톤에 남겨두고 귀국길에 나선다. 다시,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정산뉴러우 2.0의 시작
 
1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뉴러우거의 전설은 거의 잊혀진 상태. 천치는 어떻게 재기할 수 있었을까?
 
제 인생의 귀인, 리룽신(李荣鑫)을 만났기 때문이죠
 
리룽신은 현재 정산뉴러우의 CEO다. 인터넷업계에서 수년간 몸 담아 운영과 전략 수립에 탁월하다. 리룽신은 천치와 손잡은 후 과감하게 수중의 세개 회사를 접고 정산뉴러우의 재건을 준비한다.  
 
“첫째는 신선식품시장 미래를 좋게 봤고, 둘째는 수입 소고기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가격과 수입량 모두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렇게 2018년 초 정산뉴러우2.0을 선보인다. 다시 돌아온 정산뉴러우는 B2C 유통기업을 표방한다. 식당과 도매시장 공급이 아니라, 소비자가 고객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품질 좋은 식자재를 안전하게 각 가정에 공급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최대한 불필요한 중간 유통과정을 없앴다.
 
'뉴러우거' 천치는 예전처럼 해외 목장과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식자재를 들여온다. 여타 신선식품업체와 마찬가지로 정산뉴러우는 샤오청쉬(위챗 미니프로그램)와 위챗상점, 타오바오 매장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허마셴성(盒马鲜生)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해있다. 차별점이 있다면, 회원 가입을 위해 연회비 999위안(약 16만 원)을 받는다는 사실.  
 
현재, 정산뉴러우는 자체 플랫폼 회원 1만명 이상, 기타 플랫폼에도 2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고객 한 명당 250~300위안(약 4~5만 원) 선의 주문을 한다. 회원수가 많지 않으면서도 이익을 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다.
 
[사진 정산뉴러우 홈페이지 캡쳐]

[사진 정산뉴러우 홈페이지 캡쳐]

“가입비는 저희가 받는 수수료이자 유일한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원에게 공급하는 제품에서는 이윤을 취하려고 하지 않죠.”
 
리룽신은 자사 운영방침을 주로 연애와 결혼에 빗대서 표현한다. 일반업체들이 소비자와 연애하는 방식으로 초반에 공을 들이지만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될 지 모르는 관계라면, 정산뉴러우는 결혼을 향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며 장기적인 신뢰를 도모하는 방식이라는 얘기다.
 
정산뉴러우가 소비자 신뢰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IP(지식재산권)의 힘이다.
 
뉴러우거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抖音)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함과 동시에 소고기와 관련한 지식을 공유한다. 이로써 대중에게 정산뉴러우가 질 좋은 소고기를 공급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 뿐만 아니라 심사숙고해서 만든 소고기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천치가 틱톡에 ‘정산뉴러우거(正善牛肉哥)’로 올린 콘텐츠 가운데에는 10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은 영상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단물이 이미 빠지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리룽신은 “신선식품 플랫폼과 다르게 정산뉴러우는 브랜드에 힘이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향후 정산뉴러우는 ‘뉴러우거’의 이미지를 KFC 할아버지나 맥도날드 아저씨와 같은 상징적인 이미지로 형상화 할 계획이다. 또 SNS를 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인정을 받고, 문화적 공감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고객 유입량 증가도 도모하고 있다.  
 
“3년 내 중국 유통업계 최고의 소고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상하이 난징로(南京路) 100명에게 물어봤을 때 20% 이상이 정산뉴러우를 안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브랜드가 됐다는 의미일 겁니다. 전국도 마찬가지겠지요.”
 
'저렴하고 안전한 소고기를 먹이고 싶다'는 소고기 마니아 천치, 그는 이제 인기 왕훙(网红)이자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로 현지 매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