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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이혼이 상처줬나…아빠만 만나고 오면 우는 아이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59)
힘겹게 이혼했습니다. 둘 다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었지만 아이를 못 본다고 생각하니 한 치도 양보하기 어려웠습니다. 갓난아이의 기저귀를 한 번도 갈아준 적이 없는 아이 아빠였지만 이혼 말이 나오자 아이는 자기가 키운다고 선언하더군요.
 
아이는 제가 키우기로 하고 힘겹게 이혼 했습니다. 아이 아빠와 면접교섭을 하게 해주었는데 아이는 아빠와 만나고 오기만 하면 울어요. [사진 svgilh.com]

아이는 제가 키우기로 하고 힘겹게 이혼 했습니다. 아이 아빠와 면접교섭을 하게 해주었는데 아이는 아빠와 만나고 오기만 하면 울어요. [사진 svgilh.com]

 
양가로부터 절반씩 지원받아 마련한 집이니 이혼하면 당연히 반씩 나워야 하는데도 선심 쓰듯 아파트를 팔아서 반을 줄 테니 아이를 놓고 나가라고 하고 결혼 전에 있었던 일부터 어쩌면 그렇게 남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들으면서 더는 같이 살 수 없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이혼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모진 사람의 아이지만 저는 아직도 젖내 나는 아이를 품으면서 워킹맘의 힘겨움을 모두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심한 말을 쉽게 하는 사람과 더 살다가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집이 팔릴 때까지 저는 아이와 있기로 하고 아이 아빠는 본가에서 생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아이 문제로 다투다가 아파트 대금을 일부 양보하고 아이는 제가 키우기로 했습니다. 배운 죄로 아이 아빠와 면접교섭을 하게 해주었는데 아이는 아빠와 만나고 오기만 하면 울어요.
 
엄마 품에서 까르르 웃는 아이가 엄마가 나쁜 사람이라는 할머니와 아빠의 말을 듣고 있기가 힘겨워서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까요?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인데 언제 그 긴 세월이 지나갈지 한숨이 나오네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어른도 많은 상처를 받지만 어린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그 어린 몸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막연히 짐작해 봅니다. 법원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양육권 결정 과정에서 어린아이의 생각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을 아는 어른들은 아이에게 누구와 살 것인지 생각할 것을 강요하고, 말로 표현하라고 안달을 합니다. 
 
본인과 지내는 것이 아이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과 몸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입니다. 그런 분쟁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과연 부모가 맞나,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례자는 그런 과정은 겪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이혼하는 과정에서 면접교섭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을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특히 아버지와의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면접교섭은 자녀의 자존감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학업성취능력까지 영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면접교섭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면접교섭을 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셔야겠죠.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지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 자녀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보자. [중앙포토]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지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 자녀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보자. [중앙포토]

 
그러기 위해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고 있는지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자녀에게 투사하지 않고 자녀와 원만하게 면접 교섭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만 본인에게 가장 귀한 자녀가 본인의 행위로 아파하는 것을 알고 나면 스스로 교정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우선 자녀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아보세요. 아이 아빠도 그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아이 아빠와 같이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전문가들이 아이가 면접교섭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함에도 아이 아빠가 전혀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종래와 같이 아이를 힘들게 하면 면접교섭의 내용을 변경하는 신청을 가정법원에 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힘드시겠지만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이 어려움을 꿋꿋하게 헤쳐나가길,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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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