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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친서로 김정은과 '간접대화' 트럼프...비핵화 협상 다시 백악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사단이 5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일단 기본적 임무는 완수했다. 이제 교착상태를 맞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향후 운명은 김 위원장의 속내를 전해 듣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친서에는 문 대통령이 특사 출발 전날인 4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50분 동안 통화하며 논의한 내용도 반영됐다고 한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북·미 정상이 문 대통령을 통해 간접 대화를 나눈 셈이다. 문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에 진지하게 임할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정부가 9월을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에 가속도를 붙일 절호의 타이밍으로 보는 만큼 비핵화 조치 결단을 통해 종전선언에 동력을 붙이자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가 마련한 중재안은 김 위원장이 시한을 박아 핵 리스트 제출 등의 조치를 구두로 약속하면 이달 말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선(先) 종전선언-후(後) 비핵화 초기 조치’가 골자다.  

 

5일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 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전 성남공항을 통해 당일치기 방북길에 올랐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5일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 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전 성남공항을 통해 당일치기 방북길에 올랐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특사단을 만난 것은 지금의 교착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음을 김 위원장도 알고 있다는 뜻"이라며 "일단 특사단이 가서 대화로의 물꼬를 다시 텄다는 의미는 있다"고 풀이했다.  
관건은 특사단이 백악관에 전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해석할지다.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장기전으로 끌고 갈지, 대화 중단까지 염두에 둔 강수로 대응할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 외교가에서는 적어도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 판을 뒤집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방북 특사단이 타고간 2호기가 5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계류해 있다. [중국 SNS 캡쳐]

방북 특사단이 타고간 2호기가 5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계류해 있다. [중국 SNS 캡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한 배경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직접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하겠다”고 합의했으면서도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불신 때문이었다. 한 전직 외교관은 “미국에 필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추가적 약속이 아니라 실질적 행동”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해도 지난 3월 첫 특사단 방북 때처럼 곧바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재개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있다.
 워싱턴 조야에선 종전선언 뒤 북한이 시간을 끌거나 충실히 비핵화 조치에 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북한이 한꺼번에 완전한 핵 리스트를 신고하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은닉했던 비밀 핵 프로그램의 존재는 상당 부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종전선언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역내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내부의 여론 관리도 관건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투명한 신고-검증-폐기'가 아니라면 특사단이 북한으로부터 무슨 방안을 받아오든 미국으로선 종전선언을 하기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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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